[특례 만료 바이오텍 점검]셀리버리·올리패스·싸이토젠 반기 손실, 자본 50% 초과①유상증자 필요성 확대…낮은 주가 '이중고'
심아란 기자공개 2022-09-05 08:23:35
[편집자주]
기술특례제도는 벤처기업의 코스닥 입성 문턱을 낮춰준 제도다.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은 더디게 나오는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활용했다. 거래소는 상장 후 3년간 사후 관리도 면제해준다. 특례 기간이 끝난 바이오 기업들의 현 주소는 어떨까. 특례를 받는 기간 동안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한 기업이 대다수다. 적자가 지속되는 탓에 자본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진입도 불가피하다. 더벨은 특례 기간이 경과한 바이오테크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당수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은 상장 3년을 전후한 시점에 유상증자에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최우선 목표는 유동성 확보지만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로도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는 3개 사업연도 중 2회 이상 세전 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거래소는 바이오 기업과 같은 기술성장기업에는 상장 후 3년 동안에는 적정 수준의 세전 손실 지표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사업 특성상 이익잉여금을 쌓아 자본금을 늘리기에 3년은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따라서 특례 만료 기간이 다가오는 바이오 기업들은 주주에게 손을 뻗어 자본 확충을 시도한다. 유상증자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올해는 낮은 주가로 인한 조달 불확실성도 부담 요소로 지목된다.
◇17개사 가운데 82% 적자, 작년 대비 지표 악화
2018년 10월~2019년 9월에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 기업들은 올해부터 세전 손실액 기준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적용 받는다. 총 17개 기업이 해당된다.
이들 업체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준 82%가 적자에 머물러 있다. 세전 이익을 기록한 업체는 지노믹트리(진단), 수젠텍(진단), 비피도(건강기능식품) 세 곳뿐이다.
같은 기간 세전 손실이 자기자본의 50% 초과한 곳은 셀리버리(신약), 올리패스(신약), 싸이토젠(진단)이 손꼽힌다. 세 곳 모두 기술 개발 단계에 있으며 수익 기반이 미흡해 자체 영업이익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노출되진 않았지만 내년까지는 연간 손실 규모를 줄이거나 자기자본 확대가 필요하다.
지난해 면제 기간이 끝난 특례 상장 업체들과 비교하면 올해는 손실 지표가 나빠진 편이다. 작년에는 휴마시스, 엔지켐생명과학, 오스테오닉, EDGC, 아이큐어, 올릭스, 바이오솔루션 총 7개사가 세전 손실 관련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종료됐다. 이 가운데 올릭스 한 곳만 세전 손실률 160%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 유상증자를 통해 해당 수치를 30%로 낮췄다.
◇선제적 조달도 자본 확충 효과 제한적, 낮은 주가 부담도
자본금 대비 세전손실 비율에 위험이 감지되는 올리패스, 셀리버리, 싸이토젠 모두 최근 1~2년 사이에 외부 조달로 자본을 늘렸다. 그러나 누적 결손금도 함께 증가해 추가 자본 확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리패스는 6월 말 연결기준 세전 손실액은 133억원으로 자기자본 174억원 대비 76%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2020년 12월에 355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다. CPS를 모두 자본으로 회계 처리했지만 연구개발비 지출이 커지면서 증자 효과는 상쇄됐다.
셀리버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560억원 규모의 CPS, 58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찍어 총 1140억원을 마련했다. CPS와 CB의 전환권 대가를 자본으로 분류했으나 같은 기간 결손금이 함께 늘어나 자기자본은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세전 손실액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배 가량 불어났다. 자기자본 대비 세전손실률은 73%에 달한다.
싸이토젠도 작년 5월 CB로 300억원을 마련하고 6월 말 기준 CB의 전환권 대가 100억원 가량을 자본 요소로 분류해 둔 상태다. 다만 여전히 자본금 대비 세전 손실률은 66%를 기록 중이다.
세 업체 모두 주가가 52주 최저가 수준에 형성된 점은 가장 부담스러운 요소다. 낮은 주가 수준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자본 확충 효과를 내려면 대량의 신주가 발행돼야 한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는 오버행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세전 손실액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진 않지만 자본금 관리가 필요한 곳도 발견된다. 파멥신(39%), 네오펙트(31%), 셀리드(30%)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전 손실 관련한 관리종목 지정 요건은 상장 이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도 없다"라며 "지분 희석이 심해지면 정기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받는 것도 힘들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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