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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성적표 내놓은 과기공, 시장부진속 수익률 '선방' 주식·멀티에셋 손실에도 대체투자서 수익, 하반기 고민 커질 듯

이영호 기자공개 2022-09-06 08:11:2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학기술인공제회(이하 과기공)의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 실적이 0%대를 맴돌았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금리 기조에 세계 투자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기공은 주식, 멀티에셋 투자에서 두자릿수 손실이 발생했지만, 주력 투자처인 대체투자에서 이를 만회했다. 국민연금공단마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여타 공제회도 투자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공은 최근 올해 1~6월까지 반기 자산운용 실적을 공개했다. 전체 수익률은 0.39%로 예년 대비 크게 낮아졌다. 과기공은 지난해 7.7%, 2020년 5.8%, 2019년 8.2%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올해 자산운용 규모는 9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익률 둔화는 투자시장 침체와 직결된 결과로 관측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상승으로 세계 주식·채권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연초 4600선을 넘나들던 S&P500 지수는 현재 3900선으로 주저앉았을 정도로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체계적 위험에 기관투자자(LP) 대부분이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수익률 -8%를 기록했다. 과기공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과기공 역시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주식과 멀티에셋 부진이 두드러졌다. 주식 투자에서 2120억원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손실률은 -16.3%였다. 다만, 주식 비중을 예년 13%대에서 11% 후반대로 조정하면서 피해를 줄였다. 멀티에셋은 -10.8%로 700억원의 평가손을 기록했다. 멀티에셋은 전체의 투자비중 6%로 주력 분야는 아니다. 단기자금과 채권도 0%대 수익률에 그쳤지만 각각 전체 자산의 5%, 8%에 불과했다.

반면 '주포'인 대체투자에서는 수익을 냈다. 대체투자로 분류되는 부동산, 기업, 인프라 투자가 선방했기 때문이다. 분야별 수익률은 부동산 5.4%, 기업 5.2%, 인프라 3.9%였다. 예년보다는 수익이 한풀 꺾였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도 전 분야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대체투자에서만 7.3% 수익을 냈다.

과기공의 대체투자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 70%에 육박한다. 기업 27%, 부동산 26%, 인프라 17% 순이다. 지난해 66%였던 비중을 올해 3%포인트 가량 끌어올린 판단이 적중한 셈이다. 중위험·중수익 포지션인 대체투자를 확대해 투자 포트폴리오 수익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0%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과기공의 하반기 숙제가 됐다. 과기공은 최근 수년간 회원 퇴직급여 지급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내왔다. 현재 회원 지급률은 4.05%다. 올해 추세라면 지급률에 못 미치는 수익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투자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섣불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간 시장에 역행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LP 관계자는 "국내 공제회 대부분이 올해 투자 실적이 녹록지 않고, 수익률이 지급률을 하회하면서 공제회들의 자산 규모가 내년에는 소폭 줄어들 수 있다"며 "다만 그간 공제회가 투자로 자산 규모를 꾸준히 불려왔기 때문에, 올해 부진이 재정에 큰 타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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