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통합 전초전]'영구CB 발행' 에어부산, 끊지 못하는 '이자부담'②아시아나서 전액 매입, 고금리 CB 상환했지만 2년 이후 금리 '8.53%+@'로 스텝업
이영호 기자공개 2025-05-19 07:56:06
[편집자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두 항공사 간 통합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모회사 통합과 함께 양사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간 합병 역시 시작됐다. 재무개선을 위해 아시아나 계열 LCC에 자금 수혈을 단행한 것이 그 시작이다. 더벨은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재무 현황을 점검하고 통합작업을 위한 과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신규 자금 10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지만, 영구 전환사채(CB) 상환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타이트한 금리 스텝업 조건 때문이다. 에어부산 입장에서 12%대 고금리 CB를 정리했다는 점은 희소식이나, 이번에 발행한 영구CB가 2년 후엔 1000억원짜리 고금리 사채로 돌변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부담이다.◇자본 인정돼 부담 덜어, 고금리 500억 CB 갚았다
15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지난 14일 아시아나로부터 영구CB 매입 대금 1000억원이 납입됐다. 에어부산은 앞서 13일 1000억원 규모 영구CB 발행을 공시했다. 아시아나 측이 전액 인수하는 조건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5.53%에 만기는 30년이다. 보통주 전환가액은 2161원으로 설정됐다. 에어부산은 1000억원 중 500억원은 채무상환에, 500억원은 운영자금에 투입할 예정이다.
영구CB 발행으로 얻은 이점은 분명하다.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규자금 확보에도 불구 부채가 늘어나지 않는다. 만기가 긴 영구CB는 부채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CB가 부채로 인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관리에 유리하다. 지분 희석 없이 신규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부채비율은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에어부산이 분류한 500억원의 채무상환자금은 2020년 6월 발행된 500억원 규모 영구CB 상환에 투입된다. 이 CB에서 적잖은 이자 부담이 발생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율은 12.4%까지 뛰었다. 해당 CB를 매입한 주체 역시 아시아나였다.
영구CB의 함정은 있다. 만기가 길어 일반 CB보다 상환에 여유가 있고 자본으로도 분류되지만, 금리 스텝업 조항이 존재한다. 그래서 자본시장에서는 금리 스텝업 시점을 실질적인 만기로 간주하기도 한다.
특히 2020년 6월 영구CB 조건은 가혹하다. 발행 당시부터 이자율이 7.2%였고 스텝업 조항도 마찬가지였다. △발행일 2년 후: 최초금리 + 연 2.5% + 조정금리 △발행일 5년 후: 매 1년째 되는 날 직전 이자율에 0.5% 가산이라는 단서 때문이다. 발행 2년 만에 금리가 껑충 뛰는 구조인데다 금리 인상폭도 5%가 넘었다. 실제 이 CB의 이자율은 2022년부터 12.4%로 격상됐다. 올해 6월부터는 0.5%씩 추가 금리가 달리는 수순이었다.
물론 불공정 거래라고 단정할 순 없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융통했다면 신규 자금이 부채로 잡히면서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었다. 또 자금을 투입해준 아시아나의 열악한 재무 사정을 감안한다면 마냥 낮은 금리를 적용하기도 어려웠다. 서로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충족한 조건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더 가혹해진 '스텝업' 조건, 재무 자립 언제쯤?
2023년 에어부산의 영구CB 총 규모는 900억원이었다. 에어부산은 12%대 이자율의 영구CB를 또 하나 갖고 있었다. 2021년 3월에 발행한 300억원짜리 영구CB다. 이는 지난해 전액 상환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2022년 7월 발행했던 100억원 규모 영구CB 역시 지난해 갚았다.
금번에 발행한 영구CB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에어부산의 영구CB 발행금액은 다시 10000억원으로 뛰었다. 12.4% 이자율의 500억원 대출금은 5.53% 이자율의 대출로 차환한 셈이다.
이번 CB는 앞선 고금리 영구CB보다 좋은 조건이다. 초기 이자율이 5%로 낮아졌다. 하지만 스텝업 조항에 따른 금리 인상은 여전한 변수다. 공시에 따르면 발행일로부터 2년까지는 기존 이자율이 적용되나 2년 이후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는 표면이율에 3%가 추가되고 여기에 조정금리까지 더해진다. 2년 후 적어도 8.53% 이상 고금리로 돌변한다. 3년 이후부터는 매년 0.5% 이율이 붙는다.
금리가 낮아지긴 했지만 앞선 CB들과 비교할 때 금리가산 조건만 보면 더 혹독하다. 조정금리가 얼마나 추가될지도 변수다. 500억원 영구CB의 경우 조정금리에서만 3% 가까운 이자가 더 붙었다. 에어부산으로선 수년 만에 900억원의 영구CB를 모두 털어냈지만 다시 영구CB 이자 압박에 직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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