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물가 상승 부담에 질산유도품(DNT) 시설 투자를 철회했다. 인플레이션, 환율 상승 등 대외 환경 변화로 투자를 재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투자 철회를 결정했다. 다만 한화솔루션과 함께 질산 밸류체인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한화는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DNT 시설 신규 투자를 철회한다고 7일 공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DNT 시설 투자를 통해 TDI(톨리엔디이소시아네이트) 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며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내년 12월까지 들어가는 투자금액은 총 1600억원이었다.

한화솔루션은 이를 통해 연 18만톤 규모의 시설을 신설할 계획이었다. DNT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에서 생산하는 TDI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DNT 전량을 외부에서 구매할 정도로 외부 의존도가 높았다.

이러한 높은 외부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 연산 15만톤 규모의 TDI 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DNT 시설을 여수산단의 폴리실리콘 부지에 만들 예정이었다. 회사는 자체적인 DNT 시설을 확보할 시 영업이익률이 약 10%p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2024년 1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올 상반기까지 집행된 투자 금액은 약 45억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 환율 급등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와 함께 경기 침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 철회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TDI는 신발, 가구내장재, 자동차 시트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에 들어가는 소재로 TDI 업황은 경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TDI 전망에 대해 "주요 제조사의 공급 감소로 시황의 소폭 개선이 예상되나 경기침체 지속 및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안 요소가 상존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질산 공장을 증설키로 한 ㈜한화는 예정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한화솔루션의 DNT 시설 투자 발표 이후 1900억원을 투자해 DNT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질산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증설 완료 시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12만톤에서 52만톤으로 증대된다. 이를 통해 '질산→DNT→TDI'로 이어지는 그룹 차원의 질산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밸류체인의 한축이 됐을 한화솔루션이 DNT 투자를 철회하며 ㈜한화 입장에서는 늘어난 질산 생산량을 구입할 새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화가 질산 공장 증설을 결정하며 사업계획별로 배정한 양은 △기존 고객사 12만톤 △외부 판매 및 유도품 18만톤 △초안(암모늄 이온의 질산염) 9만톤 △DNT 13만톤 등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투자 철회로 당장 영향을 받을 것은 없다"며 "늘어나는 질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