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지속시 아시아나 완전자본잠식 가능성 [항공사 환율 전쟁]①환율 상승에 가려진 호실적…상반기 말 이미 부분자본잠식
박기수 기자공개 2022-09-21 07:40:2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1:15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턱밑까지 오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 영향으로 올해 대규모 손실을 봤던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봐도 부분자본잠식 상태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자본금 3721억원, 자본총계 2047억원으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은 약 45%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자본총계가 5211억원으로 자본금을 상회해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었지만 6개월 동안 수천억원의 환 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했다.
◇환율 상승에 이미 부분자본잠식
환 손실은 갑작스러운 달러 환율 상승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5일 기준 원달러 마감환율은 1393.7원이다. 작년 말(1188.8원)과 비교하면 204.9원 높아졌다. 두 달 반 전인 상반기 말(1298.4원) 보다는 95.3원, 1분기 말(1212.1원)보다는 181.6원 상승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리스로 들여오거나 구매할 때 대규모의 외화부채를 발생시킨다. 달러가 비싸지면 회계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외화부채 총량이 상반기 말 마감환율로 일괄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달러가 비싸지면 보유 부채의 장부상 금액도 늘어난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강달러 기조에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에만 누적 외화환산손실로 4290억원을 기록했다. 외화환산손실은 손익계산서 상 '기타영업외비용' 혹은 '기타비용'에 포함된다. 즉 환산손실이 늘어날수록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 호황 덕을 보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283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외화환산손실 4290억원을 포함해 금융비용 등으로 결과적으로 25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곧 재무상태표 상 결손금 증가로 이어져 자본총계를 갉아먹는 결과를 낳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말 연결 기준 결손금은 1조2044억원으로 작년 말 9817억원보다 22.7% 늘어났다. 자본총계도 줄어들어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2411%에서 무려 4133.9%포인트 높아져 6544%를 기록했다.
◇완전자본잠식 가시화
문제는 상반기 말보다 현재 시점에서 달러 환율이 더욱 상승했다는 점이다. 연 초부터 6개월 동안 달러 값이 약 9.2% 상승했는데 상반기 종료 후 3개월 간 약 7.3% 추가 상승했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총계가 '0' 을 넘어서 마이너스(-)로 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상태로 연말까지 계속 가게 된다고 하면 회계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연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상장폐지요건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상장규정 제48조(상장폐지 사유의 작용방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사업보고서상 자본금의 전액 잠식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까지는 작다고 보고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강달러 현상 때문에 벌어진 자본잠식 상황 때문에 상장폐지가 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황금노선으로 여겨지는 일본의 무비자 입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역시 자본잠식 상황이 오기 전에 자율적으로 자본확충 방안을 내부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무상태가 악화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아시아나항공은 3대 1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1162억원에서 3721억원으로 줄이며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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