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속 기업들]이노션이 '메타모빌리티 시대' 준비하는 방법화물차 외부에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집행, 비계열 포트폴리오 확대에 긍정적
유수진 기자공개 2022-10-07 07:44:31
[편집자주]
신사업 진출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이 모래 놀이터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 듯 일정 조건 하에서 규제를 풀어 '혁신의 장'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기업 입장에선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우회로가 생긴 셈이다. 더벨은 최근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샌드박스 안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된 기업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사 이노션이 모빌리티 광고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발을 뗀다. 최근 '전기 화물차를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광고'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승인 받으며 기회가 생겼다.이는 공공·지역광고 확대로 비계열 포트폴리오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션은 지속적으로 신규 광고주를 확보해 논캡티브 물량 비중을 34%까지 높인 상태다.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노션은 내년부터 향후 2년 간 전기 화물차 우측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를 진행한다. '디지털 사이니지'란 디스플레이에 영상, 광고 등을 송출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 관리하는 미디어 서비스다.
현행법상 이동수단을 활용한 디지털광고는 불법이다. 중국과 영국, 터키 등에서 버스와 택시 등을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일본은 차량 창문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번에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며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받았다.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는 화물차를 활용한 광고가 △소상공인 광고채널 확대 △화물차주 수익 확대 △디지털광고 기술 서비스 등 연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 차례 기간 연장(2년)이 가능하고 실증기간 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다면 향후 법과 제도 정비를 거쳐 정식 허가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조건이 있다. 보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고속도로 주행시와 속도가 50㎞/h 이상일 때, 주차시엔 송출을 중단해야 한다. 차량 안전성 확보와 빛공해 방지 등도 적극 이행해야 한다.
이노션은 공공 및 상업, 지역광고 등을 가리지 않고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논캡티브 비중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노션(현대차그룹)과 제일기획(삼성그룹), 대홍기획(롯데그룹) 등 그룹 소속 광고사들은 비계열 물량 확대가 늘 숙제다. 광고주를 다양화하고 외부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노션은 신규 광고주 확보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매출총이익의 34%를 그룹 밖 회사들에서 벌어들였다. 비계열 비중은 국내 50%, 해외에선 29%다.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국내시장은 45%에서 5%포인트(p)가 증가했다. CJ와 롯데쇼핑, 리멤버 등을 광고주로 신규 영입한 결과다. 전사 기준으론 32%에서 34%로 2%p 늘었다.
이노션은 실증사업 기간 효과를 최적화해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의 정식 론칭에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데이터 비즈니스 사업자, 광고효과 측정 사업자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협업을 본격화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빌리티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노션은 이번 실증특례를 시작으로 메타모빌리티 시대에 최적화된 광고·콘텐츠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앞서 이노션은 지난 6월 미래 사업전략 방향으로 키워드 'C(크리에이티브&콘텐츠)·D(디지털&데이터)·M(메타&모빌리티)'을 공표한 바 있다. 이번 건은 모빌리티 서비스 솔루션을 개발하는 차원으로 M에 해당한다.
CDM의 시너지를 위해 모빌리티 특화 광고, 콘텐츠 및 디지털 송출시스템도 자체적으로 구축 중이다.
이승중 모빌리티비즈니스 그룹장은 "자율주행 시대엔 자동차가 이동수단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이동수단과 사람, 사물, 모바일, 오피스, 홈 등 모든 것이 연결되는 V2X(Vehicle to Everything)가 실현될 것"이라며 "모빌리티 특화 서비스를 확장해 모빌리티 광고시장에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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