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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M&A]'6조' 들이려고 했던 한화, 부담 대폭 줄었다'빠른 매각' 원하는 산업은행에 2조 인수 유력, 방산 시너지 기대감 ↑

김위수 기자공개 2022-09-27 14:34:52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14년 만에 다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 2008년 6조3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제시했던 한화그룹은 2조원대의 가격에 대우조선해양을 안게 될 전망이다. KDB산업은행에서 '가격보다는 빠른 매각'을 내세우며 한화그룹에 유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업이 훈풍을 타고 있어 대우조선해양이 이미 수주잔고를 확보했고 한화그룹도 방산사업을 정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2008년 인수에 실패한 일이 오히려 행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 매각가로 현재 2조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는 한화그룹과 더불어 포스코·GS·현대중공업 등이 참여했다. 한화는 당시 인수가로 6조3000만원을 제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올랐고,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까지 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계획이 좌초됐다.

한화그룹이 제시한 인수가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은 당시에도 나온 이야기다. 인수작업이 한창이던 2008년 10월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2조1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이중 한화가 인수하는 지분은 50.4%로 지분가치만 따지면 가격이 1조1000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승자의 저주'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이유다.

시장에서도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리한 일이라고 봤다. 당시 증권가에선 "한화가 6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이 금액은 기본적으로 너무 비싸다"며 "한화가 계약금 3000억원을 포기해도 향후 기업가치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09년 1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화 주가는 전일 대비 13.32% 오르기도 했다.

그 시점만 해도 한화그룹으로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 무산된 일이 아까웠겠지만 결과적으로 다행이었다. 당시 한화그룹은 차입과 재무적투자에 더해 한화생명 지분 일부, 갤러리아 백화점, 부동산 등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재무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많은 자산을 잃었을 가능성이 컸다. 반면 조선업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었을 것임을 감안하면 인수 무산이 어찌 보면 최고의 선택지였던 셈이다.

이후 한화그룹은 삼성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4개 기업을 인수했고, 최근까지 에너지·방산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기틀을 정비했다. 특히 방산분야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방산업 특수에 정부가 수출 확대를 밀어주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대형 방산기업을 출범할 예정이다. 시기적으로 대우조선해양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노리기 좋은 시점이 됐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신속 매각' 기조를 보이며 한화그룹이 2조원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가 1000억원을 투입한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2조1044억원, 한화시스템이 1조1868억원이다. 자체현금 외에 자금조달을 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부채총계는 10조474억원, 부채비율은 676%로 다소 높은 상태다. 한화그룹이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해 재무상태 건전화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행인 점은 조선업이 현재 좋은 사이클에 진입하며 대우조선해양도 수주잔고를 늘려놓은 상태라 당분간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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