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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첫 하이엔드 오티에르 적용 범위 '딜레마' 강남권 도입 시 다른 지역 조합도 요청 부담, 전방위 확대하면 포지셔닝 '애매'

성상우 기자공개 2022-10-04 07:48:5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첫 선보일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오티에르'의 적용 범위를 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오티에르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자 출시한 고급 브랜드다. 하지만 당장 눈 앞에 놓인 비강남 대형 단지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면 해당 브랜드를 내세워야 한다는 내부 판단도 있다. 이 경우 오티에르 브랜드의 강남권 포지셔닝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전면에 세울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다음달 14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오티에르는 포스코건설이 처음으로 내놓은 하이엔드급 브랜드다. 그동안 '더샵'을 중심으로 단일 브랜드 정책을 고수해왔지만 고급 단지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꺼낸 새 브랜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3년간 매년 수조원대의 신규 수주를 올리며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시장에서 동급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번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을 결정했다.

포스코건설 '오티에르' 브랜드 이미지

포스코건설이 재건축 공사 수주를 노리는 방배 신동아아파트는 하이앤드 브랜드 출범 배경에 걸맞은 곳이다. 내부적으로 삼고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첫 번째 기준인 '강남권'을 충족한다. 분양가 역시 강남권 기준에 맞게 책정할 수 있어 공사비 문제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조합원들 역시 어떤 건설사가 들어오든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강남을 벗어난 지역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지 않을 경우 각종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신당 8구역이 대표적이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열린 이 지역 현장설명회에서 오티에르 브랜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대우건설은 해당 사업 수주를 위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의 적용을 앞세웠다. 포스코건설 입장에서 보면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티에르 적용 제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위해선 우선 브랜드적용 심의회의를 거쳐야하고 이후에도 조합과의 공사비 산정 등에서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오티에르 브랜드 적용 여부는 진행 과정에서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당 8구역 수주 과정에서 오티에르 적용 여부는 포스코건설의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도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우선 강북 특성상 강남 지역 만큼의 분양가를 장담할 수 없어 하이엔드를 적용할 수 있을 지가 의문시 된다. 앞서 이 구역 시공권을 따냈던 DL이앤씨 역시 '아크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조합 측과 공사비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정작 신당 8구역이 서울 내 몇 안 남은 대단지여서 포스코건설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정비사업 구역이다. 특히 최근 3~4년간 이어온 도시정비 부문에서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 사업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곳에 무턱대고 오티에르를 적용하게 되면 하이엔드 브랜드 출범 사유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 비강남 지역에 브랜드가 적용되면 중장기적으론 추후 강남 지역 수주 과정에서 고급 브랜드로 인식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사업지에서도 해당 브랜드를 지속해 요구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포스코건설이 올해 상반기에 수주한 노량진 3구역 사례가 눈에 띈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오티에르를 출시하기 전이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암시하는 '더 하이스트'라는 단지명을 제안해 수주를 따낸 바 있다. 입찰 당시 조합원들 사이에서 상위 브랜드 적용을 선호하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후 포스코건설이 오티에르를 출시하자 조합은 자연스럽게 이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조합과 포스코건설은 단지에 새 브랜드 적용 관련 계약 협상 및 촉진 계획 변경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아직 협의 과정들이 남았지만 해당 단지들에 모두 오티에르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하이엔드 브랜드의 포지셔닝이 모호해지게 되는 셈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자체가 원래 유지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당장 수주를 위해 범위를 넓혀갈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면 하이엔드라는 이미지가 흐지부지해지면서 강남 수요자들은 더 상위의 브랜드를 찾게 되는 과정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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