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회사들이 금융위원회보다 금융감독원을 이렇게 어려워 했던 적이 있었을까. 정기 혹은 비정기 감사가 있거나 금융사고가 터지면 금감원의 칼날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하지만 금융권의 이해관계를 좌지우지하는 큰 그림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쪽은 대체로 금융위였다.검사 출신 금감원장의 칼자루는 상당히 위협적이다. 수익에 대한 가늠은 차치하고 생존을 위한 처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모 증권사 사장은 이야기한다. 금감원 눈밖에 나는 순간 존립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그래서 최근 금감원장이 던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된 강한 어조는 충격파가 크다. 금감원의 움직임에 시중은행은 곧바로 PF 대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PF 사업이 정치적 이슈가 됐던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한 트라우마는 더욱 몸을 사리게 만든다. 리스크 관리를 하던 차에 금감원의 압박으로 부동산 금융에서 아예 손을 뗄 정도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극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익을 좀 더 보려다가 괜한 트집을 잡히는 건 최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데 감독당국의 강한 압박이 부동산 PF 시장을 너무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다. 1금융권 자금이 씨가 마르면서 이자비용이 높은 2금융권 이하로 부동산 금융이 밀려나고 있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당국에 대한 불만은 최고조다. 일이 잘 안 풀리면 누구 탓이라도 하는 게 자본의 습성이라지만 이를 감안해도 귀기울여 봄직한 말은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지난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발판으로 정권을 잡다보니 현재 부동산 PF 시장을 너무 흑백논리로만 보는 것 같다고. 때문에 부동산은 '때려 잡아야' 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금융이란 자금이 돌고 돌아야 하는 비즈니스인데 일순간에 꽉 틀어막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당국이 조금씩 시그널을 주고 민간에서 수익성과 리스크를 따져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순리에 맞을 수 있다. 감독당국 수장이 부동산 PF 시장을 대놓고 윽박지르면 움츠러 드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얼어버린다.
또 하나, 상황이 다소 비합리적이고 너무 강압적으로 돌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총대를 메고 당국에 의견을 전달, 아니 하소연이라도 하는 쪽이 없다는 게 더 힘들다는 전언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 하지 않는 건, 자본시장 이슈가 검찰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과거 금감원은 양반이었습니다. 대놓고 엄살이라도 떨 수 있었지, 지금은 합리적인 불만이나 의견이 있어도 그냥 모두 숨죽이며 조용히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한겨울 야외 수도꼭지를 잠가 놓으면 수도관 전체가 얼어 터진다. 그래서 수도꼭지를 조금씩 열어두는 법이다. 냉기가 돌기 시작한 부동산 PF 시장, 꼭지를 조금 열어두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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