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2조대 우발채무에도 '위험도 낮다' [건설사 PF 리스크 점검]가양동CJ부지 등 대형 개발사업 영향, 재무완충력은 '충분'
정지원 기자공개 2022-10-17 07:37:44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시장 호황기 공격적으로 사업 기회를 늘렸던 건설사들은 걱정이 많다. PF 우발채무가 늘어난 가운데 착공 지연, 분양 악화 등으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PF 우발채무 규모와 재무 대응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16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초대형 개발사업이 대부분 미착공으로 남아 있다. 가양동 CJ 부지, 남산 힐튼 호텔 부지 등을 개발 중이다. 가양동 사업에는 5000억원 규모 PF에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힐튼 호텔 부지는 인수 당시 400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현재 인허가 작업 중으로 향후 PF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2조원대 PF 우발채무를 쥐고 있다. 조합이 토지를 보유한 정비사업을 제외하고 도급사업 및 개발사업 등과 관련한 PF 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규모를 합산한 수치다.
절대적인 PF 우발채무 규모는 큰 편이지만 재무 완충력을 봤을 때 위험 수위는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최저 수준인 100%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2조원을 웃도는 수준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미착공 가양동CJ부지 등 사업에 대규모 PF 신용보강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올 상반기 말 기준 2조원이다. 이 중 미착공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서 다수 미착공 개발사업에 속도를 붙인 만큼 PF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미착공 사업은 가양동 CJ 부지 개발이 꼽힌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공장 일대 10만5775㎡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지비 1조500억, 공사비 1조1976억 등 총 사업비만 3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시행사는 인창개발이다. 시공사로 나선 현대건설은 인창개발에 연대보증, 자금보충 미 채무인수 등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키움증권이 해당 사업의 PF 대출채권 및 부수담보권을 기초자산으로 600억원의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명은 위드지엠제십일차다. 대출만기일은 내년 5월 25일이다.
전체 PF 규모는 4800억원이다. 토지매입을 위한 브릿지론 성격으로 2024년경까지 만기가 설정돼 있다. 중국은행과 중국농업은행으로부터 각각 500억원, 250억원을 차입했다. 교보생명보험은 1000억원을 대출했다. 이자율은 2~3% 수준이다.
이외에 눈에 띄는 공사는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 부지 개발이다. 2027년까지 연면적 약 26만㎡ 수준의 오피스와 상업용 시설 등을 세운다는 목표다. 최근엔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정류장)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인허가 작업 진행 중이다.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초 해당 호텔을 1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건설은 개발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410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이지스자산운용의 토지 담보대출 1조4400억원을 단독 주관했다. 후순위 차입금에 대해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섰다. 향후 PF에도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신용보강에 나설 전망이다.
◇재무구조 탄탄, 리스크 현실화 방어
당장 쥐고 있는 2조원 규모 PF 우발채무 자체도 대형건설사 중 큰 편이다. 롯데건설, 태영건설, HDC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
다만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이 수도권 내 사업성이 우수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재무여력이 크다는 점 등이 위험도가 낮게 여겨지는 배경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실질 위험을 따져 분석한 조정 PF 우발채무 규모는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리스크에 대한 재무 완충력 역시 탄탄하다.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5000억원, 순현금은 2조7274억원이다.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은 108.3%와 48%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업계 최저 수준 부채비율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인 만큼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필요성은 엿보인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우량 건설사의 경우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젝트별 옥석가리기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연결 기준 9조7000억원의 매출과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46% 증가한 410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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