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재무 안정' 엠로, 클라우드·AI 발판 매출 목표 '상향'①공모 효과 발판 부채 비율 30%대로 안정화, 올해 사상 최대 매출 달성 전망
정유현 기자공개 2022-10-31 08:18:05
[편집자주]
지난해 유동성 장세 속에서 코넥스에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했다. 총 13개 업체로, 코넥스 설립 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이전 상장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사업전략과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08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구매 공급망관리(SCM) 1위 업체 '엠로'는 코넥스 상장 5년 만에 코스닥 문턱을 밟았다. 뛰어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신속이전상장' 제도 혜택을 받은 코넥스 '모범생'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공모 당시 엠로는 100% 구주 매출 방식을 선택했는데,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활용했다. 이에 따라 229억원 규모의 공모 자금이 회사로 고스란히 유입됐다. 확보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신규 솔루션 개발 등에 투입하며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올해도 최대치 경신이 예고된 상태다. 매출 목표도 기존에는 매년 10% 성장을 제시했다면 올해부터는 20~30% 성장하는 것으로 목표치를 상향했다. 성장 중인 클라우드 SCM과 AI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고도화 시키며 외형뿐 아니라 수익성도 향상시켜 내실도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포부다.
◇자사주 활용 100% 구주 매출로 229억 유입, 재무 안정화 도모
2000년 설립된 엠로는 구매 SCM 솔루션 공급을 통해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품이나 자재, 협력사를 발굴해 선정하고 계약, 납품, 정산 등에 이르는 구매 행위의 전 과정을 최척화한 B2B 종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삼성, LG,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들도 엠로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구매 SCM 특성상 산업별 특성을 파악해야 하는데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것은 엠로의 경쟁력 중 하나다.
구매 SCM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엠로는 2014년부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룬 후 성장세를 이어갔고 2016년 코넥스에 상장했다. 코넥스 입성 당시 2년 내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IBK캐피탈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이전 상장에 속도가 붙는 듯했다.
2018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블록체인과 AI 등 엠로가 도입해야 할 신기술이 등장하자 IPO를 미루고 기술 개발에 매진했던 시기였다. 약 3년간 200억원 가까운 금액을 기술에 투자했다. 기술 투자 타이밍은 적기에 잡았지만 영업손실을 피할 순 없었다.
2019년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했다. 2018년에 30억원 규모로 발행한 1회차 전환사채(CB) 영향에 부채 비율이 급등했다. CB가 부채 항목으로 계상될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차익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2019년부터 풋옵션을 행사한 영향이다.
엠로는 조기상환 청구에 대응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렸고 부채총액이 불어났다. 2019년 말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578%까지 상승했다. 재무제표 상 부채 계정에서 전환사채와 전환상환우선주가 줄어들며 2020년 말 부채 비율이 162%까지 하락했지만 업종 평균(70%) 보다 높은 점은 엠로의 잠재적 리스크로 꼽혔다.
2020년까지 엠로는 재무 압박을 크게 받았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 시기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이슈 리스크가 불거지며 기업들이 공급망관리 솔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비대면 업무가 정착되면서 클라우드, AI 등 신기술 기반의 SCM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엠로를 찾는 고객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구매 SCM 솔루션 분야에서 확고한 국내 1위 업체로 도약한 엠로는 AI와 블록체인, 클라우드 솔루션 투자에 집중 투자했는데 그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코넥스 상장 5년 만에 본격적으로 코스닥으로의 이전을 준비했다. 엠로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 받기 시작하며 공모가가 최상단 밴드(2만2600원)에서 확정 됐을 뿐 아니라 6325%의 청약률을 달성하는 등 공모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전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결과적으로 엠로는 재무 부담을 덜어냈 수 있었다. 주식발행초과금 225억원이 더해지며 자본 총계가 늘어났고 조달받은 자금으로 차입금을 일부 상환하며 부채 비율이 감소했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2.94%로 집계됐다. 이전 상장을 통해 유동성 이슈에서 자유로워지며 사업 확장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 클라우드 SCM·AI 견적가 분석 시스템 기반 고객사 확보 '순항'
엠로는 구매 SCM 분야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르게 클라우드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부터 신기술을 도입해 차근차근 준비해온 결과였다. 고객사 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플랫폼을 고객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했고 클라우드 구매 SCM을 선보이며 호응을 받기 시작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구매 SCM을 온라인 형태로 제공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도 봤다. 과거 용역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 대비 인건비가 줄어 들었고 매출 원가를 절감하며 마진율도 개선됐다. 특히 클라우드 구매 SCM을 월 구독 형태의 시스템으로 구축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중견·중소 기업 유치 효과도 봤다. 고객수는 2019년 22개, 2020년 34개에서 8월 기준 100곳이 넘었다. 10대 대기업 중 8곳이 엠로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엠로는 클라우드 시스템뿐 아니라 구매 업무를 보다 실용적으로 할 수 있게 AI기반 견적가 분석 시스템도 선보였고 이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AI 서비스의 약진에 따라 지난해 470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85억원, 영업이익 24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최대치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자 기업의 구매 관련 리스크 대응과 디지털 전환 수요가 계속 커지며 신규 프로젝트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도 연간 기준 최대 매출 달성이 예고된 상태다.
엠로 관계자는 "이전 상장당시에는 매출 목표를 매년 10% 성장하는 것으로 잡았었는데 올해부터 20-30% 성장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며 "상반기에도 최대 실적이 나왔기 때문에 연간 실적이 지난해 대비 성장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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