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CFO / SK]유정준·조대식…그룹 역사 만들어온 SK의 CFO들①조경목·김우현·김형근·김진원 등 주요 계열사 C레벨 요직 활약
박기수 기자공개 2022-11-17 09:52:06
[편집자주]
기업의 움직임은 돈의 흐름을 뜻한다. 자본 형성과 성장은 물론 지배구조 전환에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손길이 필연적이다. 자본시장미디어 더벨이 만든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는 재무책임자의 눈으로 기업을 보고자 2021년말 태스크포스를 발족, 2022년 11월 공식 출범했다. 최고재무책임자 행보에 투영된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5:57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3년은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이름을 알린 해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그룹 경영진들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주가가 내려간 틈을 타 소버린자산운용은 SK㈜의 주식을 14.99%까지 확보해 2대 주주까지 올라선 후 경영진 퇴진 등을 요구했다.당시 전무였던 유정준 부회장은 모나코까지 날아가 소버린의 대주주인 챈들러 형제와 직접 대화하는 등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수감 중이었던 최태원 회장과의 가교 역할도 유 부회장의 몫이었다. 이밖에 유 부회장은 경영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총괄자로 2004년 소버린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는 등 SK그룹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2015년까지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옥상옥' 구조였다. 최 회장이 SK C&C를 지배하고, SK C&C가 SK㈜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당시 SK㈜ 사장이었던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5년 4월 SK C&C와 SK㈜와의 합병을 주도하면서 지금의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현재 SK㈜는 다른 대기업집단 지주회사와 확연한 차별점을 갖는다. 그린·바이오·디지털·첨단소재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해당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는 '투자 전문 회사'로 거듭났다. 이후 조 의장은 SK머티리얼즈를 비롯해 SK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데 앞장섰다.
조 의장과 유 부회장은 SK그룹의 대표적인 CFO 출신 인물들이다. 소버린 사태 당시 유 부회장은 CFO였다. SK㈜-SK C&C 합병과 SK머티리얼즈 인수 작업은 조 의장이 SK㈜ CFO에서 CEO로 승진한 이후 일어난 사건들이다. 조 의장은 CFO를 역임할 당시 당시 SK그룹이 신사업으로 낙점했던 LNG사업을 추진하는 추진단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두 인물은 SK그룹내 CFO들의 위상과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SK그룹은 계열사 독립 경영 체제로 계열사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CFO들이 자금과 회계 영역에 머물면서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만 수행하는 인물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두 인물 외에도 SK그룹을 대표한 CFO들은 대부분 최소 한 번씩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내거나 그와 비슷한 수준의 위상을 지녔다. 소버린 사태 당시 유 부회장을 보좌했던 이규빈 전 재무보좌임원은 이후 SK텔링크 사장을 지냈다. 2003년 SK㈜에서 재무개선담당 역할을 맡았던 김헌표 상무는 SK네트웍스 CFO를 거쳐 현재는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영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 부회장에 이어 지주사 CFO를 맡았던 최상훈 전 사장은 SK가스의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당시 최 전 사장을 보좌했던 인물은 조기행 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이다.
이후 장진원·조경목·심우용·김경·김우현·김형근·김진원·이명영 등 CFO들이 SK그룹의 대표적인 재무 라인 인물들로 꼽힌다. 이중 조경목 사장은 현재 SK에너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형근 부문장은 SK에어가스(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대표이사를 맡고 현재 SK㈜의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을 맡고 있다. 김우현 부사장은 현 SK하이닉스의 CFO다.
김진원 부사장은 SK USA 법인의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SK텔레콤의 CFO를 맡고 있다. 심우용·김경 CFO는 각각 SK임업 대표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내이사 등을 역임했던 바 있다. 이명영 전 부사장은 2019년 SK이노베이션 CFO로 부임한 후 등기임원진까지 이름을 올렸다. 당시 배터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었던 SK이노베이션의 대외 리스크 관리는 이 전 부사장의 몫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CFO들은 CEO나 임원들의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등을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에 대한 민감한 재무 관련 이슈는 물론 경우에 따라 재무·회계 영역을 넘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게 관여하기도 한다"라면서 "SK그룹이 M&A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내부 조직으로 구성된 재무 라인의 위상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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