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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HDC운용, MMF 수탁고 10년전으로 회귀 법인가입용 2호, 최근 5개월 사이 자금 90% 썰물

이돈섭 기자공개 2022-10-27 09:54:1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4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인 HDC자산운용의 단기금융펀드(MMF)가 사실상 10년 전 설정 당시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준금리 인상 등 매크로 환경 변화로 MMF 매력도가 낮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인데, MMF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며 하우스 실적을 키워온 HDC운용 입장에서는 자금 이탈 사태로 올해 하반기 실적이 급전직하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운용의 'HDC법인가입용MMF 2호'의 이날 현재 설정액은 2680억원이다. 지난 5월 초 2조6000억원대의 90%에 가까운 자금(2조3400억원)이 불과 5개월새 빠졌다. 이 펀드는 2012년 10월 설정됐는데 당시 설정액이 2200억원이었다. 사실상 그간 운용해 왔던 자금이 거의 대부분 이탈한 셈이다.

HDC운용 MMF 자금이탈은 매크로 환경 변화 여파에 따른 결과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말께 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연초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채권시장 불안정 영향도 상당하다"며 "기관들이 자금을 다른 곳에 돌리지 않고 일단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대기자금이나 유휴자금을 단기간 보관하기 위해 MMF를 활용해왔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맡겨도 운용 실적에 따라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수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끌어올리자 원리금 보장형 상품 매력이 높아졌고 그 반대급부로 채권 선호가 급락했다.

MMF는 잔존기간 1년 이내인 단기채권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금리 인상에 채권 투자 움직임이 둔해지자 MMF 자금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가 겹치면서 유동성이 빠르게 경색되기 시작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비단 특정 운용사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MMF 전체 설정액은 92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인데, 이는 최근 6개월 간 4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결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봐도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등 주요 종합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고 있는 MMF 규모는 최근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HDC운용 등과 같이 MMF 비중이 큰 하우스의 경우 자금 이탈 속도가 워낙 빨라 하우스 실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MF 보수는 타 뮤추얼 펀드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없는 한 운용 성과가 하우스 실적에 보탬이 되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년 전 이맘 때 HDC운용 운용규모(설정원본+계약금액)는 3조8800억원이었는데, 이중 1조5100억원(38.8%)이 MMF 자금이었다. 하지만 1년 후 MMF 규모는 5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작아져 운용규모가 2조13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7000억원 규모에 육박했던 주식형 펀드도 시장 부진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상반기 HDC운용의 순이익은 마이너스 8900만원. 1년 전 같은 기간 순이익 12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펀드 및 일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비용이 증가하며 전반적인 실적 지표가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시장 여파로 올해 하반기 실적을 반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전망이다.

분수령은 내달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연이은 금리인상 조치에 따른 부작용에 금통위가 금리인하 기조를 내비치면 연초 집행 신규 집행 흐름과 더불어 자금이 다시 들어올 것이란 전망이다. HDC운용 관계자는 "현 사태 원인은 매크로 변화인 만큼, 금리 안정화 움직임이 변화의 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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