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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금투협 회장 선거]고시부터 IB까지 섭렵 전병조, '정부와 소통' 자신감④금융당국과 자본시장 '가교역할' 강점…64년생·대구고·서울대 경제학과 인맥·학맥 '주목'

이지혜 기자공개 2022-10-27 13:43:50

[편집자주]

제6 대 한국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공모 일정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경쟁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당국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명예와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자리다. 금리 인상, 증시 위축 등으로 자본시장이 흔들리는 지금, 위기를 돌파할 리더는 누구일까. 더벨이 협회장 후보 출사표를 던진 인물의 면면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 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의 막이 오르자마자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증권 사(史)에서 전 후보자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KB투자증권의 마지막 사장이자 통합 KB증권의 첫 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던 그다. 구 시대와 새 시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작지 않다.

가교 역할론은 전 후보자의 강점을 가장 부각시킬 수 있는 지점이다. 전 후보자는 “행정부에서 일해봤기에 법령 개정의 프로세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명확하게 안다”며 “자본시장과 금융당국의 가교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재무부와 국제금융,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까지 거친 그는 NH투자증권 IB에서 시작해 KDB대우증권을 거쳐 KB증권 사장까지 올랐다. 증권사 사장으로서는 보기 드문 관료 출신 사장인 셈이다. 그가 금투협 회장까지 거머쥔다면 권용원 전 회장 이후 첫 관료 출신 회장이 등장하게 된다.

◇‘행시 패스·공직자 출신’ IB의 등장

2008년 8월. NH투자증권 IB조직에 새 인물이 등장했다.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이다. 당시 전 전무의 이력은 IB로서 보기 드문 사례였다.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무원으로서 출세가도를 달리던 차였기 때문이다.

전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재학시절인 22살 때 행정고시에 합격해 ‘천재소년’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재무부 조세정책과와 국제금융과, 재무부장관 비서관까지 두루 거치며 공직자로서 경력을 충실히 쌓았다.

전 후보자는 재정경제원 금융협력과 사무관과 금융정책과 서기관을 거쳐 2003년에는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까지 맡았다. 재정경제부와 해양수산부를 거쳐 2008년 기획재정부 본부국장까지 올랐다.


그런 그가 돌연 IB로 방향을 튼 것은 자본시장에 변화를 감지해서다. 전 후보자는 해양수산부 파견 시절 허베이 스피릿호의 기름유출 사건을 총괄, 국제금융기획을 담당하면서 1조3000억원 규모의 국제 물류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사실상 구조화금융업무를 담당한 셈이다.

그때 전 후보자는 IB가 적성에 맞다고 판단했다. 이런 생각은 아이오와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한층 강해졌다. 촉망받는 공직자에서 IB로 길을 튼 배경이다.

NH투자증권에서 약 4년 동안 머물렀던 그는 2012년 KDB대우증권 IB부문 부문장을 거쳐 2013년 KB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이 과거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일하면서 전 후보자를 눈여겨 본 결과다.

과거 NH투자증권은 IB조직이나 규모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회동 전 사장과 전 후보자를 중심으로 구조화금융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IB사업의 기틀을 갖출 수 있었다. KB투자증권에서도 IB를 강화하고자 정회동 전 사장이 전 후보자를 이끌어왔다는 의미다.

◇통합 KB증권 ‘새 시대’ 열었다

전 후보자가 KB투자증권에서 맡은 첫 임무는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당시 KB투자증권은 전 후보자를 직제로 미래전략실을 신설했다. 일반적으로 미래전략실은 콘트롤타워로서 주요 업무와 전략을 기획,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KB투자증권은 당시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전한 상황이었는데 전 후보자를 지휘자로 앉힌 셈이다. 비록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이런 인사는 전 후보자에 대한 내부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전 후보자는 2014년 말 KB투자증권 신임 사장에 선임됐다. ‘관료 출신’이라는, 증권사 사장으로서는 보기 드문 이력으로 증권업계의 수장 자리를 거머쥔 셈이다. 당시 KB금융그룹은 “영업 역량이 검증된 내부 인사를 중용했다”고 밝혔다.

전 후보자를 향한 신뢰는 합병 KB증권이 출범해도 굳건했다. 전 후보자는 2016년 6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두 증권사가 화학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이끌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전 후보자는 2017년 통합 KB증권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2018년 말까지 재임했다.

통합 KB증권에서 전 후보자의 공로는 IB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KB투자증권 시절의 DCM 1등 역량을 유지·강화하고 ECM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또 사모펀드와 신기술사업금융업 등으로 수익원도 다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료 출신’ 협회장 등극하나…학맥·인맥 '주목'

전 후보자가 금투협 회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그의 인맥에도 이목이 쏠린다. 인맥과 학맥은 전 후보자가 협회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물론 향후 대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전 후보자의 인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다. 전 후보자와 정 사장은 둘다 64년생으로 경상북도 출신이다. 비록 학과는 다르지만 서울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금융권 주요 인사가 채워진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국수출입은행의 윤희성 은행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모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KB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의결권이 더 높은 상황에서 전 후보자의 학맥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금융당국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증권업계를 향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에서 전 후보자의 대관 네트워크가 회원사들에게 눈여겨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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