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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금융기관도 외면한 KOPIS 데이터 KOPIS 인지도 낮아, 공공 금융기관 활용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4-10-25 08:21:2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연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구축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정작 투자의 나침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벨 취재 결과 KOPIS에 대한 인지도도 낮을 뿐더러 공공 금융기관도 KOPIS 데이터를 투자에 적극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더벨 취재 결과 IBK기업은행(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기보), 신용보증기금(신보) 등 공공 금융기관들이 KOPIS 데이터를 보증·투자 심사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공공 금융기관은 뮤지컬 제작사와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업은행은 오랫동안 뮤지컬 제작사와 작품에 투자해왔다. 기보도 2020년 한국뮤지컬협회와 어부협약을 맺고 뮤지컬 제작사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번에 개막하는 뮤지컬 <알라딘>에도 기업은행과 기보 둘다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신보도 그렇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도약과 안정적 문화콘텐츠 제작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자 영화·방송(드라마 등)·공연(뮤지컬, 콘서트 등) 프로젝트에 보증을 제공한다. 투자한도는 프로젝트당 최대 10억원이다.

그러나 기업은행 측은 뮤지컬 제작사나 작품 지원 시 △관람객 수 △객석 점유율 등 실적 지표는 확인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상황은 기보도 마찬가지다. 기보 관계자는 "뮤지컬 등 공연산업에 보증을 공급할 때 제작능력, 자금조달 계획, 작품성, 성공 가능성 등을 평가항목으로 본다“며 “KOPIS 자료는 보증 심사 시 간접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도 KOPIS 데이터를 주요 심사 지표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뜻을 보였다.

그나마 민간 투자사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이들도 깊숙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투자사의 한 관계자는 “항상 KOPIS 자료를 참고해 투자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분기, 연간 보고서에 담긴 시장 동향 수치만 활용한다”며 “티켓 판매량, 티켓판매수익 등 실적은 제작사에서 받거나 발권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보한다”고 말했다.

KOPIS 데이터의 활용도가 낮은 건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적은 데다 유인이나 동기가 부족해서다. KOPIS가 현재 공개하고 있는 데이터는 분기, 연도별 보고서를 통해 장르 별로 인기가 많았던 공연 10작품, 그리고 극장 규모와 무관하게 제공하는 장르별 티켓 평균 가격 정도다.

대극장 평균 티켓 가격 등은 사용자가 KOPIS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 분석하거나 API를 활용하지 않으면 찾아내기 어렵다. 또한 KOPIS 설립 목적인 ‘관람객 수’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투자사가 KOPIS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나 권고조차 없다. 과거와 달리 정권, 정책, 담당자 등이 수차례 바뀌면서 KOPIS가 관심 밖으로 밀려난 탓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OPIS를 관리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조차 데이터 활용 주체로 투자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예경은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뮤지컬 제작사 4개사를 대상으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공연통계 개선 및 활성화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간담회에서 예경은 주요 사용처로 ‘네이버 공연(NHN), 문화포털(한국문화정보원), 아르떼(한국경제신문)’을 꼽았다. 결과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사용자를 일반관객과 공연 관계자로 한정했다.

2019년 공연법을 개정해 KOPIS 공연정보 수집체계를 개선할 때만 해도 추진배경의 최상단에 “공연시장 규모와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공연통계정보시스템 부재가 시장 확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신뢰할 수 있는 공연정보 및 통계 제공을 위한 KOPIS를 구축·운영한다”고 밝혔는데 설립, 운영취지에서 벗어난 셈이다.

또 다른 투자사 관계자는 “KOPIS가 운영된 지 10년이 됐는데 투자 시장에서 활용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지적이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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