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상생전략 점검]네이버웹툰, PPS로 일군 창작자 생태계⑥수익금 50~70% 배분 성과급 제도…'창작자-플랫폼' 동반성장
황원지 기자공개 2022-10-27 13:05:50
[편집자주]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대표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사업 전개에 있어 상생을 중요한 화두로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사회적 환원 측면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들이 어떤 상생전략을 갖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상생전략이자 성장전략으로 창작자 생태계 구축을 내세우고 있다.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플랫폼에서 작품을 선보이다가 인기를 얻으면 정식연재로 승격하는 도전만화 시스템을 통해서다. 이 승격 시스템은 동남아와 북미에서는 '캔버스', 일본에서는 '인디즈'라는 이름으로 적용되고 있다.생태계 활성화의 핵심은 네이버웹툰이 2013년 도입한 'PPS(Page Profit Share)' 시스템이다. 창작자가 콘텐츠로 벌어들인 광고 및 미리보기 결제수익 등을 직접 작가에게 공유한다. 전세계 평균 15% 수준에 불과했던 수익분비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려 지금의 웹툰 산업을 일궜다는 평가다.
◇도전만화→정식연재 '승격' 시스템…글로벌 진출에도 효과적
네이버웹툰은 2006년 업계 최초로 도전만화 제도를 도입했다. 도전만화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올리고 독자들의 댓글 등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도전만화에서 인기를 끈 작품은 베스트도전만화, 추후 정식연재로 승격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진입해 인기를 끌 수 있어 웹툰 산업의 대표적인 아마추어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창작자 생태계 활성화는 네이버웹툰의 성장을 이끈 핵심역량이자 상생전략이다. 네이버웹툰으로서는 많은 창작자가 콘텐츠를 만들어야 독자를 끌 수 있고 결과적으로 플랫폼으로 성공할 수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도 네이버웹툰이 판을 깔아준 덕분에 다양한 독자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생태계 조성은 결과적으로 창작자와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을 사용해 생태계를 키웠다. 북미와 프랑스 등에서는 캔버스(CANVAS)라는 이름의 등용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2014년 11월 북미에서 캔버스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 북미에서 웹툰 정식연재를 하고 있는 작가 중 절반 이상이 캔버스 출신이다. 프랑스에서도 2020년 6월 캔버스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매달 일정 기준을 달성한 창작자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2015년부터 인디즈라는 이름으로 등용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일본 시장은 출판사 중심으로 연재작품을 선정, 프로작가 데뷔가 결정되는 구조였다. 인디즈는 '인디 프론티어 데뷔 프로그램'을 통해 12주간의 시범연재를 거쳐 독자 반응에 따라 정식연재 승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에서도 캔버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창작자 지원 시스템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네이버웹툰은 연재 작가의 90%정도가 개인작가 신분으로, 따로 매니지먼트 업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작자 지원을 위해 따로 부서를 운영, 해외진출 마케팅이나 지식재산(IP)을 이용한 영화 및 드라마 제작과정을 돕고 있다. 또한 창작자들이 본인의 콘텐츠로 얼마를 벌었는지 알 수 있는 매출 열람 시스템을 2012년부터 구축해 운영 중이다.
◇성과급 격 'PPS' 도입…"창작자 생태계 밑거름"
현재의 웹툰 생태계를 만든 핵심적인 제도 중 하나는 2013년 도입한 PPS다. PPS는 웹툰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성과급 제도다. 네이버웹툰은 정식연재 계약을 맺은 창작자들이 생활에 어려움이 없게끔 성과와 관련없이 매월 월급 격으로 원고료를 지급한다. 이외에 PPS를 각 콘텐츠의 성과에 따른 성과급 격으로 나눠준다.
PPS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먼저 미리보기 결제로 발생하는 콘텐츠 유료판매 수익, 페이지 광고에 따른 수익, IP 비즈니스에 따른 수익으로 이 금액을 합쳐 창작자에게 배분한다. 작가별 계약에 따라 전체 수익금의 50~70%가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은 공짜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던 시기, PPS가 도입되며 창작자들이 수익을 낼 기반이 마련됐다"며 "지금처럼 전업 웹툰 작가가 많아질 수 있었던 밑거름"이라고 평가했다.
국가별로 일부 다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도전만화 등 정식연재작이 아닌 경우에는 PPS가 적용되지 않는다. 북미의 경우에는 캔버스 프로그램에 따라 특정 조회수나 특정 별점을 달성할 경우 리워드를 주는 형태로 성과급을 보상한다. 동남아나 프랑스 등 아직 시장이 작은 국가의 경우 IP 수익금 등이 적어 원고료 수익 위주로 분배가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PPS 규모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기준 1년간 PPS 프로그램 전체 규모는 1조700억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PPS 규모는 통상 회사의 매출 규모와 정비례한다. 작가가 수익을 가져가는 만큼 회사도 매출을 내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의 매출액은 지난해 1322억원에서 올해 3553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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