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점증하는 히든리스크, 핀셋 정책으로 풀어야"황태식 금감원 부국장, “리스크 관리 이번이 진짜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2-10-28 09:30:33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점증하는 히든(Hidden)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잠재한 리스크 요인을 사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시나리오를 구성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황태식 금감원 은행리스크업무실 부국장(사진)은 더벨이 27일 개최한 '2022 더벨 리스크매니지먼트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블랙홀 옆을 지나고 있는 상황인데, 조금만 방향을 잘못 틀면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며 “본격적으로 전세계 시스템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지금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긴축이란 리스크가 이미 알려져 이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숨겨진 히든 리스크로 가득차 있다”며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기후 재해, 고물가와 저성장, 급격한 금리인상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거대한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는 리스크를 한층 더 키우는 요소로 다가온다. 황 부국장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본질을 외면한 금리와 경제 정책 등이 나오고 있다”며 “11월 초 미국 FMC가 열리는데 선거를 앞두고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발 급격한 기준금리가 만들어낸 강달러 현상은 글로벌 각국의 화폐가치를 평가절하하며 어려움을 키우는 요소다. 황 부국장은 “IMF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 달러대비 선진국 및 신흥국 화폐는 모두 크게 평가절하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영국과 일본에 이어 절하 폭이 상위권에 있다”고 진단했다.
점증하는 히든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황 부국장은 ”문제를 정확히 집어내 곧바로 대응하는 핀셋 정책을 펴야할 때”라며 “경제전반에 영향을 줄수 있는 만큼 불필요한 정책과 규제보단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책만 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황 부국장은 “히든리스크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숨겨진 리스크인데 선형적이지 않고 비선형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외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으로 우리가 잘 알수도 없고 알려지지도 않은 요인으로 인해 일어나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위험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히든리스크가 높아지면 가격을 항상 적정수준으로 정하지 못하고 리스크를 계속해서 곧바로 받게되기 때문에 자칫 인플레이션이란 블랙홀로 빠질 수 있다”며 “시장에선 지금 각 나라가 양적완화를 하는 순간 바로 블랙홀로 빠질 것이란 공통의 경계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은 더 시장에 돈을 풀기보단 유동성을 만들어 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황 부국장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고레버리지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금은 문제가 발생한 곳에 일시적인 핀셋처방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MF 자료에 따르면 고레버리지 임계점을 민간총신용 대비 GDP의 200%로 보고있다”며 “지금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출이 많이 일어나며 현재 레버리지가 200%를 넘어선 상황이고, 우리는 조금 더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황 부국장은 “과거에는 위기가 오면 돈을 풀고 이걸 해법으로 썼고, 이러한 방식이 거의 모든 글로벌 시장에 통용되는 하나의 솔루션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시장에서 각성이 일어났고, 지금 돈을 더 풀면 그 나라는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노출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히든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시장을 읽고 재안정적인 운용전략을 짜야한다는 주장이다. 황 부국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단어는 기대감”이라며 “투자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위기를 증폭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은 기대감보다 다가오는 위기 앞에 겸손함을 가지고 대비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은 실질적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 높여 은행 수익성 개선이 일반적현상”이라며 “그러나 지금 상황은 오히려 신용리스크가 악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경제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금리인상 리스크에 오히려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나타난 낮은 수준의 부도율을 맹목적으로 예측에 그대로 사용하면 안된다”며 “지금과 같은 외생적 충격이 강하게 작용할 때는 안전하게 운영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며, 현 상황에서 리스크관리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미리 설정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황 부국장은 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의 마지막 보루인 은행이 더욱 더 철저한 리스크 관리해야 한다”며 “히든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시나리오 분석과 금리 및 환율 급등 등 급변하는 사태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상황이 없는지 사전적으로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상호관세 후폭풍]트럼프의 '90일 유예·애플 지목', 삼성전자 득실은
- '반년 장고' 거래소, 제노스코 상장심위 개최 '미승인' 가닥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수산아이앤티, 무차입 경영 비결 '16년 흑자'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IBK저축, 영업권·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서민금융'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정상혁 행장 역점 사업 'RM One Team' 평가항목 신설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신규 유치 고객 '주거래 확대' 방점 찍었다
- [Sanction Radar]은행·증권 PD 15곳, '조단위' 공정위 과징금 처분 위기
- [캐피탈사 리스크 관리 모니터]IBK캐피탈, 부동산PF 자산 관리 정조준…부실 전이 사전 차단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독주에 균열…삼성 1위, KB·현대 추격 본격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변곡점 맞은 해운업]대한해운, 실적 성장보다 '가파른' 재무구조 개선세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그룹 벌크 이끄는 대한해운, 호황기 지났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 '자생력'에 베팅했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옥상옥’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없이 그대로 간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한화 합병 안한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새정부 출범 대응 고심, '무게 실리는' 재계 대관조직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오션 지분매입·에어로 유증, 이사회 투명성 지켜졌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김승연 회장의 '과감한' 결단, 승계 속도 높였다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에 '건설사 붙이기' 그 성과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