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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매입, 어게인 2020년? 2년7개월 만에 500억원 투입해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이어질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2-11-01 07:39:42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년 7개월 만에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앞서 2020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매입 3개월 만에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는 동시에 무상증자까지 실시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30% 뛰었다.

28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취득 예정 주식수는 210만9000주, 예정 금액은 499억8330만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5년 사이 최저 수준인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영 상황을 봤을 때 매입 여력은 충분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상반기 개별기준으로 순이익 1059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990억원도 훌쩍 넘는 수치다. 보유 현금도 넉넉한 편이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397억원이다.

올들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소각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 주주환원책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 자체가 감소해 주당 가치가 상승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경영권 공격이 있을 땐 의결권을 되살려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 취득한 자사주를 일정 기간 이후 시장에 다시 처분하거나 임직원에게 보상을 위해 지급할 수도 있다. 실제 이런 사례도 많아 자사주 매입이 반쪽짜리 주주환원책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많은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앞서 2020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163만2000주의 자사주를 사들인 뒤 6월 모두 소각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매입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받았다.

우선 2012년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35만6226주를 모두 매각한 지 8년 만에 이뤄진 자사주 매입이었다. 또 경영 상황이나 보유 현금과 비교해 다소 과도한 규모로 이뤄졌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은 758억원이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018년~2019년 순이익을 합친 것보다 70%가량 많은 규모였다. 당시 보유했던 현금성자산도 1543억원에 그쳤다. 현금성자산의 절반을 자사주 매입에 쓰면서 경영권 강화를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지만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당시 지분율이 23.6%에 그쳤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스와 3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이 15.5%와 11.1%로 둘이 합쳐 현 회장 측 지분율을 넘어섰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6개월 이상 보유한 뒤 우호세력에 넘기면 의결권이 바로 살아나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3개월 뒤인 앞서 사들인 163만2000주를 모두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보통주 한주당 0.5주를 주는 무상증자 계획도 밝혔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30% 급등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소식에 시장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도 이때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보다 9.49% 급등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매입 종료일은 2023년 1월 30일이다. 이후 적당한 시기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20년보다는 현 회장 측 지배력도 조금은 안정됐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 회장 측 지분율은 26.5%로 2.9%포인트 높아졌다. 쉰들러홀딩스 지분율은 15.5%로 변동이 없고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6.85%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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