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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만든 M&A]삼성전자, 순현금 116조 리스크...CFO의 고민④유보 자금 증가 리스크 감소 위해 추가 인수 매물 탐색

김형락 기자공개 2022-11-15 10: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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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그룹 성장사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룹마다, 기업마다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경쟁사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도 하고,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없는 기업을 인수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기도 한다. 때로는 M&A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M&A 뒤에도 목표했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 재무, 법무, 인사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THE CFO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M&A 경로, 인수 후 통합(PMI) 성과,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17: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할 인수·합병(M&A)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곳간에는 현금이 두둑이 쌓였다. 주주 환원, 설비 투자를 집행하고도 남은 이익금이다. 현금 증가를 스스로 리스크라고 부를 정도로 유휴 자금 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24년까지 추가 M&A를 선전포고하고 입맛에 맞는 매물을 고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말 연결 기준 순현금이 116조원에 이른다. 올해 11조원이 추가로 쌓였다. 2011년부터 흐름을 보면 역대 최고 순현금 보유액이다.

순현금 추이는 M&A에 따라 오르내렸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자금 약 9조원이 빠져나간 2017년 순현금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2016년 말 73조원이었던 순현금은 이듬해 65조원으로 떨어졌다. 2018년 다시 90조원대로 뛰며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부분 자금 소요를 자체 현금흐름으로 충당할 수 있는 재무 체력을 갖추고 있다. 본업에서 만들어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금융상품 매입·지분 투자·자본적지출(CAPEX) 등에 들어가는 투자활동 현금흐름, 주주 환원·차입 상환 등을 포함한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투입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는 자금 조달보다 적정 수준으로 보유 현금을 관리하는 게 더 주요한 임무다. 현금 보유량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걸 손 놓고 바라만 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지난해 1월 2020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시 삼성전자 CFO였던 최윤호 전 사장은 '현금 증가 리스크'를 언급했다. 최 전 사장은 M&A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보유 현금이 증가했다며, 지속적인 현금 증가는 경영에 있어서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현금을 쥐고만 있는 건 주주 환원 측면에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배당·자사주 정책 등 직접적인 주주 환원뿐만 아니라 유보 현금을 재투자해 이익을 늘리는 것도 장기적인 주주 환원 방안이기 때문이다. 잠자는 현금이 쌓여간다는 건 적시에 투자를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최 전 사장은 M&A 기한을 못 박으며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2024년까지 전략적 시설투자를 늘리고, 의미 있는 규모의 M&A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 재원을 활용해 시설 투자와 M&A를 추진해 현금 증가 리스크를 줄여간다는 구상이다.

이후 IR에서도 M&A 의사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7월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서병훈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애널리스트 질의응답을 끝낸 뒤 M&A를 문의하는 주주 질문 선별해 답했다. 미래 성장 돌파구 차원에서 M&A 필요성을 언급하며 방향성을 좀 더 구체화했다. 인공지능(AI), 5G 전장 등을 포함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M&A 투자금 집행 책무는 CFO인 박학규 DX(세트사업)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김홍경 DS(부품사업)부문 경영지원실장(부사장)에게로 넘어왔다. 향후 인수자금은 삼성전자 해외법인에서 나갈 공산이 크다. 하만 인수 때처럼 삼성전자 별도 기준 현금을 동원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말 삼성전자 별도 기준 순현금은 7조원가량이다. 나머지 100조원은 종속기업에 흩어져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현지에 판매·생산법인을 두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속기업에서 거둔 이익을 모회사로 회수하기보다 현지에 유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해외 주요 권역별 지역 금융센터(미국·영국·싱가포르·중국·브라질·러시아)에서 권역 내 자금을 통합 운용해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별도 기준) 규모 상위 종속기업은 싱가폴판매법인(Samsung Asia, 2조5169억원), 삼성디스플레이(1조8178억원), 베트남 무선 제2생산법인(Samsung Electronics Vietnam THAINGUYEN, 1조9346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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