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IPO 회계 점검]패스트파이브, '대주주 리스크+지분희석' 상장 걸림돌신현성 패스트트랙아시아 의장, 루나 고점 매도 의혹…소액주주 지분율 무려 '45.19%'
남준우 기자공개 2022-11-24 07:17:57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1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스트파이브가 오너 리스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주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 신현성 의장이 루나 사태에 연루되며 검찰에 소환됐다. 지주사는 지속되는 적자에 추가 자금이 필요한 패스트파이브를 지원하기엔 벅찬 상황이다.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개인에게까지 손을 뻗친 상황이다. 지주사의 낮은 지배력은 IPO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미 소액주주 지분율이 지주사 지분율보다 10%p 이상 높다. 메자닌이 자금 조달 주요 루트인 만큼 추가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
◇지주사 패스트트랙아시아, 5년째 적자
2021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패스트파이브의 최대주주는 지분 32.31%를 보유한 패스트트랙아시아다. 이외에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이 22.5%다.
지주회사형 인큐베이터로서 스타트업을 직접 만들고 오너 리스크를 낮춰 성공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플랫폼을 추구한다. 이미 만들어진 회사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 실적은 좋지 않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2017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금융감독 전자공시시스템 상에는 별도의 공시를 올린 것이 없다. 실적은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최근엔 임원 리스크까지 불거졌다. 주인공은 신현성 이사회 의장이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 의장은 작년 3월을 기일로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연장하며 패스트트랙아시아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2010년 티켓몬스터를 창업해 4년만에 연 거래액 1조원을 돌파시킨 이력이 있다.
암호 화폐 루나가 폭락하기 전 고점에서 매도하며 14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시세 조종 등의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 의심 중인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아 지난 17일 출석했다. 2019년 7월 서비스 출시 이전 발행된 루나를 가지고 있었다. 사전 발행된 루나는 암호 화폐 안내서 격인 '백서'에 기록되지 않아 일반 투자자들도 모르던 내용이다.
검찰 조사에서는 '고점 매도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처분한 루나의 대부분을 루나가 급등하기 전에 매매했고, 폭락 당시에도 상당량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루나를 처분한 돈도 대부분 국내로 들여와 국내의 여러 기업에 투자했다고 덪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에게 17억 빌리기도
대주주 리스크는 IPO를 준비 중인 기업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 2020년 12월 거래소로부터 전대차 사업 이외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테슬라(이익미실현 기업 상장) 요건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패스트파이브가 아직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IPO 계획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부 투자를 꾸준히 유치했다. IPO 과정에서 '지분 희석'과 '구주 매출'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패스트파이브는 재작년에 60억원의 전환사채(CB)에 이어 작년에 약 30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문제는 이미 지분이 상당 부분 소액주주에게 분산되어 있어 대주주 지배력이 낮다는 점이다.
작년말 기준으로 45.19%는 소액주주 몫이다. 반면 김대일 대표의 지분은 감사보고서에 드러나 있지 않다. 패스트트랙아시아 지분율조차 소액주주보다 10%p 이상 낮다. 소액주주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개인에게도 돈을 빌리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하반기 개인에게 약 17억원을 빌렸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마켓컬리 역시 약 5%에 불과한 김슬아 대표의 지분 문제가 불거졌다. FI로부터 지분 의무 보유 확약서를 받고 나서야 거래소 심사를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소액주주 지분도 많고 이례적으로 개인으로부터 빌린 차입금도 있는 상황"이라며 "보통주 전환 시 최대주주 지분 추가 희석이 불가피한데 IPO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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