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금투세 유탄]공모운용사 의견만 반영…사모 결집 필요성 대두⑨금투협 TFT서 소외, 대응책 골몰…적극 대응 움직임
양정우 기자공개 2022-11-28 08:18:53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발 직격탄의 위기감이 감돌자 헤지펀드(옛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업계의 입장을 결집시킬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들 운용사 대다수는 이미 금융투자협회에 가입돼 있으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탓에 금투세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동일한 운용사 간판을 달고 있으나 공모펀드가 주력인 종합자산운용사는 결국 헤지펀드 운용사와 생면부지의 남과 같다. 따라서 이들 공모 운용사의 의견만 받아든 금투협 탓에 업계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확정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24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금투협은 운용업계에서 종합자산운용사만 참여시킨 금투세 태스크포트팀(TFT)을 가동했다. 판매사(증권사), 사모 수탁사도 꾸준히 참석한 자리였다. 이 TFT는 세법 개정안을 만드는 기재부에 업계의 시각을 전달하고자 조성됐다.
문제는 헤지펀드가 치명타를 맞을 수 있는 사안이 공모 운용사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금투세 시행 2년 유예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만들면서 적격집합투자기구(펀드)의 투자 소득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주식 매매차익 등 핵심 수익이 모두 배당소득으로 잡혀 자산가가 대부분인 헤지펀드 가입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라는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종합자산운용사의 공모펀드는 일단 소액 투자자를 위한 비히클이다. 이 때문에 펀드 운용에 따른 핵심 수익이 금융투자소득이 아닌 배당소득으로 분류되는 게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 금투세(22%)가 배당소득세(15.4%)보다 세율이 높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라면 금투세보다 배당세를 내는 게 낫다.
물론 종합자산운용사는 사모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 운용사의 상품과는 가입자의 면면이 전혀 다르다. 리테일 채널을 통해 고액자산가에게 판매하는 일반사모펀드와 달리 거의 대부분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세일즈를 벌이고 있다. 투자 기관과 법인의 경우 개인 과세 체계인 금융소득종합과세와 무관하며 모두 법인세로 과세가 일단락된다. 이들 사모펀드는 금투세 논란과 무관한 셈이다.
이런 입장 차이 때문에 금투협의 TFT에 참여한 종합자산운용사는 기재부의 세법 개정안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헤지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놓인 사안이었으나 공모 운용사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시될 대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TFT에서는 이보다는 적격펀드 분배이익의 일원화에 힘을 실었다. 금융투자소득, 배당소득으로 나눠 과세하면 금융회사가 원천징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기재부는 이들 TFT의 건의를 수용해 최종안을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헤지펀드업계가 아닌 다른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은 충실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헤지펀드업계에서는 하우스 전반의 의견을 대변할 별도의 창구가 필요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금투협의 경우 금투세 이슈뿐 아니라 이미 사모 운용사를 소홀히 여긴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 후 수탁 대란이 벌어졌을 때도 헤지펀드 하우스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한 운용사 대표는 "금투협의 회비는 회원사의 규모에 비례해 책정된다"며 "대형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겠으나 헤지펀드 하우스도 정식 회원사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세법을 검토하는 자리에 사모 운용사를 부르지 않은 건 명백한 실책"이라고 덧붙였다.
금투협은 정회원의 회비 분담 비율을 조정영업수익(영업이익+판관비) 70%, 자기자본 30%를 반영해 책정하고 있다. 메이저 증권사의 자본총계는 대부분 5조원 이상이고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도 1~2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운용사의 경우 1000억원 대를 넘어서는 하우스도 손에 꼽을 정도다.
헤지펀드 고객 대다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다. 현행법상 헤지펀드의 최저가입금액이 3억원이다. '핫'한 상품의 경우 5억원 이상으로 높여잡는 경우도 많다. 고객의 과표구간이 8800만원 이상이며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마디로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따라 펀드 수익의 최고 49.5%까지 세금으로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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