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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내년 초 '출정' 삼기EV...RCPS 풋옵션이 '트리거'EBITDA 기대치 하회...FI들, 내년 넘기면 IRR 10% 요구 가능해져

오찬미 기자공개 2022-11-29 07:28:57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초 기업공개(IPO) 삼기이브이(삼기EV)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의 상환 요구를 피하기 위해서다. 내년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IRR 10% 조건으로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탓에 투자 유치 후 IPO에 속도를 내왔다.

◇IRR 10% 요구 막아라...2023년 12월 전 상장해야 춧옵션 행사 불가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내년 IPO 딜로 삼기EV가 상장에 시동을 건다. 삼기EV는 삼기의 자회사로 전기차 배터리 포장재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2020년 10월 설립됐다. 아직 수익률이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삼기EV는 2023년 초 IPO에 나서게 됐다.

삼기EV는 2020년 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KDB산업은행과 파라투스혁신성장엠앤에이로부터 20억원, 80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당시 1주당 6500원에 발행됐는데, 발행후 3년 후부터 상환 청구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붙었다.

다만 풋옵션 부담이 컸다. 삼기EV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EBITDA(상각전영업이익) 170억원을 달성하면 기본 수익률(인수인의 IRR 기준 연 6%)로 상환 청구를 이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FI의 상환 청구 금액이 대폭 상향 조정된다.

연평균 EBITDA가 85억~127억원을 달성할 경우 IRR 연 8% 수준으로 상환의무를 지고, 연평균 EBITDA가 85억원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FI들이 IRR 연 10%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삼기EV의 EBITDA는 EBIT(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금액인데, 삼기EV의 2020년과 2021년 EBITDA는 각각 8억원, 23억원으로 기준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 상환해야 할 부담이 급격히 불어났다. 사실상 IRR 연 10% 조건으로 RCPS 투자를 받은 셈이다. 지난 3년간 IRR 연 10%를 계산하면 상환시 지불해야 할 대금이 13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를 피할 한가지 방법이 있었다. 풋옵션 행사는 IPO 기한 도래 후부터 가능한데, 삼기EV가 2023년 12월 전까지 IPO를 완료할 경우 FI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없다. 대신 공모 단가에서 30% 할인된 가격과 상장 직전 주식의 전환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RCPS 전환만 가능하다.


◇CPS 20억은 지난해 말 전환...RCPS 100억, IPO 엑시트 '기대'

이에 삼기EV는 상장을 서둘러 풋옵션 부담을 피했다. 삼기EV는 2021년 말 NH 앱솔루트리턴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SWK매니지먼트 컨소시엄으로부터 CPS 형태로도 약 20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IPO를 공식화하면서 같은해 말 보유하고 있던 CPS와 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된다.

기존 투자자들은 내년초 삼기 EV의 상장시 엑시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수익 실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삼기EV의 밸류에이션은 2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어 2020년 투자받을 당시 800억원 수준에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상장을 통해 이보다 소폭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삼기에게 자회사 물적분할은 큰 이익으로 돌아왔다. 모회사인 삼기의 시가총액이 25일 장중 1645억원에 달하는데, 삼기EV의 밸류에이션은 상장 시 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기는 자회사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을 모회사 주주와 공유하기 위해, 보유한 삼기EV 주식 일부를 소액주주에게 수년에 걸쳐 현물로 배당하겠다고 제안했다. 거래소 가이드라인에 따라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 권한을 보호하는 안을 제시했다.

삼기EV는 전기차용 2차 전지 배터리의 모듈을 보호하는 엔드플레이트(End Plate)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김치환 삼기 대표가 이끌고 있다. 1981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부친인 고(故) 김상현 회장이 설립한 삼기의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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