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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정석 CFO 힘 더 실렸다, 재무위기 회피 공로 유상증자 3번 등 자본확충 공로 커… 지속 상승 중인 부채비율 관리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2-12-05 08:27:31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9일 08: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정석 경영기획본부장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제주항공이 계속되는 적자로 신음하는 와중에도 자본잠식을 막고 잇따른 유상증자를 통해 향후 성장 기반까지 마련한 공헌도를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업계를 뒤흔드는 코로나19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도 아직 흑자전을 통한 결손금 만회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무구조 관리가 지속적으로 중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본부장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애경그룹은 2023년 1월1일부로 적용되는 전무 1명, 상무 2명, 상무보 10명 등 총 13명의 승진 임원인사를 28일 발표했다. 앞서 21일 발표된 백차현 AK홀딩스 신임 대표이사의 후속 인사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축소됐던 리더그룹을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성과 중심의 인사 원칙을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며 “젊은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는 이정석 제주항공 경영기획본부장 상무의 전무 승진이 포함됐다. 2020년 제주항공 재무기획본부장으로 CFO 역할을 수행하게 된 이후 제주항공의 재무구조 관리를 위해 ‘악전고투’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본부장이 제주항공에 합류했던 2020년은 코로나19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의 충격이 항공업계를 강타하기 시작한 때였다. 이 해 제주항공은 3065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계속되면서 제주항공은 2021년 2723억원, 2022년 1~3분기 1898억원으로 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이 본부장의 임기 동안 제주항공에 쌓인 누적 순손실은 7686억원에 이른다. 재무제표상 자본단에 2019년 말 1058억원 쌓여 있었던 이익잉여금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 5056억원의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결손금 누적에 따른 자본잠식 없이 경영을 지속 중이다. 이 기간 자본잉여금이 898억원에서 5273억원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제주항공은 2023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 683억원이 자본금 498억원을 웃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는 이 본부장 이하 재무라인의 자금조달전략에 힘입은 바가 컸다. 제주항공은 2020년 7월 1584억원, 2021년 10월 2066억원을 각각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2021년 8월에는 5대 1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192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낮추는 대신 감자 차액 1540억원을 통해 결손금을 상계했다.

이와 별도로 2020년 12월과 2021년 12월 각각 464억원,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본 확충 노력 덕분에 제주항공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상장 LCC 4사(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중 유일하게 자본이 잠식되지 않은 LCC로 남아 있다.

여기에 이 본부장은 2022년 11월 제주항공 CFO 임기 중 3번째의 유상증자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해 2173억원을 조달하는 데 기여했다. 이 자금은 채무 상환이 아닌 신예 항공기 B737-8 MAX 도입에 내년부터 전액 투입된다. 제주항공은 신예기 도입으로 연료효율에 따른 원가 절감효과와 운항거리 확장에 따른 노선 개척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제주항공이 가장 힘든 시기에 CFO로 부임해 재무구조를 세심하게 관리했을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성장의 토대까지 마련한 셈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계의 여객수요 감소 효과는 아직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도 자본잠식 위기를 넘겼을 뿐 재무적 부담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중이다.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마지막으로 연간 흑자를 거뒀던 2018년 말 169.8%에서 2022년 3분기 말 1913.2%까지 상승했다. 애경그룹은 승진 인사를 통해 이 본부장에 힘을 싣는 한편으로 제주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특명도 함께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1971년생으로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서강대에서 MBA 학위도 받았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기획담당 부장, AK플라자의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1월 제주항공에 재무기획본부장으로 합류했다. 2021년부터는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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