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차기 리더는]그룹 맏형 진옥동 신한은행장, 위기서 빛난 리더십사모펀드 사태 진화, 코로나19 극복…역대 최대실적 ‘리딩뱅크’ 도약 성과
고설봉 기자공개 2022-11-30 08:16:48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9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은 신한금융그룹 맏형인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는 리더다. 그는 라임펀드 사태 등이 불거진 위기의 순간 취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미래 지속가능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핵심성과지표(KPI) 등 제도를 개혁하며 경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실적 등 성과 측면에서는 더 탁월하다. 진 행장은 코로나19라는 리스크 속에 오히려 성장동력을 강화하며 신한은행을 한 층 더 성장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올해 KB국민은행과 리딩은행 경쟁에서 앞서며 신한금융그룹의 도약 일등공신으로 주목 받았다.
주주와 이사회, 임직원들로부터의 지지도 좋다. 진 행장은 이번 최종후보군에 오른 3명 중 가장 나이가 젊다. 그럼에도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진 행장이 발휘하는 온화한 리더십은 신한은행의 조직 쇄신과 맞물려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진 행장의 리더십은 임직원들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최대치로 끌어내는 힘이 있다는 평이다.
◇리스크 해소와 조직문화 개혁으로 위기 돌파
진 행장은 취임 초창기 줄곧 라임펀드 사태의 여진을 진화하는데 전력했다. 전임자 시절부터 불거진 사모펀드 상품 판매 부실의 여파가 진 행장이 풀어내야할 숙제로 다가왔다. 진 행장은 2019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 노력을 펼쳤다. 특히 피해자 구제에 적극 나섰다.
더불어 진 행장은 ‘착한금융’ 실천을 위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자 노력을 펼쳤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한 보상 차원을 넘어 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사모펀드 사태로 드러난 다양한 리스크의 해소를 위해 진 행장이 꺼내든 카드는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이었다. 불완전 판매 재발 방지를 위해 KPI를 대폭 개선하면서 고객가치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KPI는 영업목표를 주고 초과달성을 유도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에 따라 무조건 영업실적을 쌓아야 하는 압박이 개인과 영업점 및 본점 부서 마다 존재했다. 이러한 KPI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진 행장은 ‘고객 자산을 불려주고,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완전하게 판매하는 고객중심 영업문화 정착’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진 행장의 KPI 개혁은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2021년 라임펀드 리스크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당초 중징계 처분을 내렸던 진 행장 및 신한은행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경징계로 수위를 낮췄다. 그동안 피해자 구제 및 보상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진 행장은 조직문화 쇄신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뒤 줄곧 신한은행의 조직문화를 개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진 행장은 열린 경영과 수평적 리더십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진 행장 본인은 물론, 부행장 집무실의 출입문과 칸막이를 없앴다. 임직원들 사이에 수평적 문화를 강조하는 새로운 조직문화 정착 실험을 위해서다.
진 행장은 2019년 취임 때부터 수평적 리더십을 실천해오고 있다. 우선 수행 비서를 없앴다. 은행장 전용차량 운전기사도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라 퇴근하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일정을 소화했다. ‘디지털 비서’ 시스템을 도입해 수평적 리더십 확대를 꾀했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업무 및 일정 관리를 손수 처리하고 임원들 간 공유할 수 있게 하면서 업무 효율성도 높였다.
직원들에게도 직접 다가갔다. 전국 영업본부를 직접 찾아가 영업점 직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등 은행장이란 직위를 최대한 내려놓고 소통하는 자세를 보였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호칭과 복장을 자율화했다. 부장급 이하인 ‘행원-대리-과장-차장-부부장’ 등은 직급을 부르지 않고 부서 구성원 간 논의를 거쳐 원하는 호칭으로 대신하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실적으로 증명한 리더십, KB국민은행 넘어선 첫 은행장
진 행장의 개혁은 조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켰다. 사람이 변화되면서 영업활동에 활력이 생겼다. 이에 다양한 시너지가 만들어졌다. 신한은행은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양적 팽창을 이뤘다. 이는 또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올해 KB국민은행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 국민은행과 경쟁에서 1등 은행으로 올라서며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도약을 주도했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 별도 순이익 90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순이익은 8242억원에 그쳤다.
진 행장 취임 이후 신한은행은 2019년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총 12개 분기 동안 국민은행에 순이익 면에서 뒤쳐졌다. 그러나 올 2분기 국민은행을 제치며 1위로 올라섰고 3분기에는 차이를 더 벌리며 연간 누적 순이익 경쟁에서도 앞서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을 넘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비용 효율성과 체계적 리스크관리 등 경영능력이 있었다. 진 행장을 중심으로 CFO 및 CRO의 역량에서 응집하면서 한층 더 정교한 운영을 보였기 때문이다. 자산규모 등 체급 면에서 국민은행에 밀린 신한은행은 비용을 통제하고 사전적 리스크 관리로 수익성을 높였다.
실제 신한은행의 각종 수익성 및 효율성 지표는 진 행장 취임 뒤 매년 개선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19년 말 46.1%에서 올 3분기 38.8%로 크게 개선됐다. 진 행장 취임 뒤 영업이익 규모는 커지는 가운데 각종 판관비 등 비용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CIR이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었다.
리스크 관련 지표들도 안정화 됐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19년 말 0.45%에서 올 3분기 0.25%로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26%에서 0.20%로 낮아졌다. 코로나19 등 리스크 요인이 증가한 가운데서도 체계적인 자산 관리로 건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진 행장은 1961년 생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해 은행업계에 입문했다. 은행 재직 중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2년 신한은행 인력개발실 대리를 거쳐 1997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차장으로 해외사업 경험을 쌓았다. 이때 경험을 기반으로 주로 일본에서 근무했다. 일본 이력이 18년에 달하는데 그 중 지점장과 법인장, 대표직을 수행한 기간이 절반(9년)을 차지한다.
이러한 이력으로 진 행장은 일본 내 끈끈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들의 지지를 얻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꼽힌다. 그룹을 이끌었던 대표들이 지녀야 할 덕목 중 하나로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네트워크가 꼽히는 만큼 주요 주주들의 지지가 진 행장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진 행장은 젊지만 최고경영자(CEO) 경력은 긴 편이다. 진 행장은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지냈다. 2019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진 행장은 2020년 말 연임에 성공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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