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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관전포인트]'롯데 후계자' 신유열 상무, 승계 스텝 밟을까임원 발탁 1년만에 승진 관심, 롯데케미칼 부진·유동성 우려 등 여건 악화

이효범 기자공개 2022-12-09 08:19:1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가운데 승계에 속도를 낼 수 있을까.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사진)는 올해 초 임원 배지를 달고 한국 롯데에 발을 들였다. 그룹 차원에서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낸다면 1년 여만에 그를 상무로 승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다만 여건은 좋지 않다. 올해 1년간 일본지사에서 그의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도 있다. 또 롯데케미칼이 올들어 영업적자를 내는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그의 승진에 부정적 요인으로 해석된다.

<(故)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신 상무는 올해 초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발탁됐다. 1986년 3월생인 그의 나이는 37세다. 지난해 11월 정기인사와 별개로 이뤄진 인사였다.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선임된 이후 한국 롯데로 보폭을 넓힌 셈이다. 주로 일본 내 신사업을 위한 M&A(인수합병) 등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직급은 '사원-대리-책임-수석-상무보-상무-전무-부사장-사장' 순이다. 지난해부터 상무보A와 상무보B 직급이 통합됐다. 신 상무 입장에서는 거쳐야 할 단계가 줄어든 셈이다. 다만 올해 임원 자리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여 만에 승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부임한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오히려 그룹 차원의 공식적인 행사에 신 회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올해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으로 동반 출장길에 나섰으며 롯데-노무라 교류회,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 등장했다.

신 상무가 몸담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실적 부진과 유동성 우려 등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6조7802억원, 영업손실 36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감소했고 원재료 가격 변동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케미칼은 또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롯데건설에 5000억원을 지원했고 2조7000억원 규모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을 위해 1조1050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앞서 203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앞으로 자금 부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신 상무가 신 회장의 적통 후계자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승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또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승계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신 회장이 70세를 바라보면서 신 상무의 승계 문제는 이미 그룹 내 주요 현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신 회장도 상무로 선임된 이후 7년여 만에 부회장 자리에 오를 정도로 빠르게 승진했다.

신 상무의 경영수업 궤적이 부친인 신 회장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서 거취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신 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에 첫발을 뗐다. 2년 뒤인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선임됐고 1994년 코리아세븐 전무로 선임될 때까지 수년간 호남석유화학에서 일했다.

다만 이번 인사는 당초 예상과 달리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다.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의 사의 표명을 비롯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그룹 내 사장급 인사들의 연쇄 이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변수들이 신 상무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큰폭의 인사가 있었다는 점 때문에 올해 인사에서 경영진들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다만 롯데건설 유동성 문제로 인해 연말 인사 향방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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