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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영업현금 반토막' LX하우시스, 주택거래 절벽 이중고원자재값 급등, 수익성 악화…잉여현금 적자폭 1000억 확대

고진영 기자공개 2022-12-28 09:34:58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3: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이후 '집콕' 트렌드로 수혜를 입었던 LX하우시스에 보릿고개가 찾아왔다. 원자재값이 치솟아 현금창출력이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설상가상 주택시장에 초유의 거래가뭄이 닥치면서 회복력에도 기대를 품기 어려워졌다.

LX하우시스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9뭘 말 53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73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그간엔 3분기 누적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900억원대를 꾸준히 기록했지만 올해는 1589억원에 머무른 영향이 컸다.


LX하우시스는 작년과 올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다. 건축자재부문 주요 원재료의 KG당 가격동향을 보면 PVC(폴리염화비닐, LS100E)는 2020년 1130원었으나 올해 3분기 1735원으로 비싸졌다. 가소제(DOTP)의 경우 1406원에서 2269원, 인조대리석 제조에 쓰이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는 1700에서 2574원으로 뛰었다.

회사 측은 가격 인상으로 대응했다. 주요제품인 플라스틱 창호 가격(내수)을 2020년 톤당 431만원에서 올해 3분기 450만원, PVC바닥재를 미터당 1만56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원가 상승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운전자본 역시 현금흐름 악화에 한몫했다. 지난해 원자재값이 급격히 오르자 안전재고를 확보하면서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등이 늘었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매입 정상화로 운전자본 부담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9월 말 기준으로 운전자본투자의 증감폭을 보면 거래처에 현금 지급을 미뤄 운전자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매입채무가 968억원 감소했다. 반면 재고자산, 그리고 외상을 받고 팔아서 직접 현금으로 유입되지 못한 매출채권은 각각 44억원, 73억원이 늘었다. 영업현금흐름이 줄어든 요인이다.

현금창출력이 나빠지면서 2020년 말 3299억원이 쌓였던 현금성자산 역시 올해 9월 말 1975억원으로 축소됐다. 105억원의 금융기관예치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중 60억원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협력 협약과 관련해 사용이 제한돼 있다.

문제는 약해진 영업현금흐름이 충당하기 버거울 만큼 투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LX하우시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조지아주 공장 설비 투자에 620억원, 슬로바키아 자동차부품기업인 c2i 지분인수에 약 650억원, 충북 청주공장에 550억원을 썼다. 4호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1194억원 규모의 투자도 단행했다.

올해의 경우 우선 유지보수에 자금이 나갔다. 또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인테리어 사업 확대를 위한 직영점 전시장도 확충하면서 9월 말 누적 1735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했다. 작년 동기(1408억원)와 비교해 300억원 이상 많다.


사업에서 나오는 캐시플로우는 줄었는데 투자는 계속되니 남는 현금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LX하우시스의 잉여현금흐름은 2년째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는 9월 말 기준 -123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전년 동기(-265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커졌다.

모자란 현금은 차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952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2020년 618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7453억원으로 점프,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올해만 6069억원을 차입했으며 이중 5107억원은 기존 차입금을 갚는 데 썼다.

차입형태를 보면 구조가 단기화된 편이다. 총차입금 1조1504억원 가운데 약 46%인 5280억원이 1년 안에 갚아야하는 단기성 차입로 계산된다. 현금성자산과 연간 2000억원 수준의 EBITDA를 감안할 때 가볍지 않은 상환부담이다.


현금창출력 회복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X하우시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자재부문은 실적이 신규주택 건설 및 주택 거래량에 연동된다. 주택을 새로 지을 때는 마지막 단계인 인테리어 작업에서, 기존주택을 매매할 때는 거래 이후 2~3달 뒤에 판매가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자재 영업환경도 전망이 어두워졌다. 올해 9월 누계 기준으로 건축 착공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주택매매 거래는 49% 감소했다. LX하우시스 매출에서 국내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택 매매 건수가 사상 최장인 10개월 연속으로 내렸고 지난달 거래량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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