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승계 점검]브랜드 다각화 승부수서 제외된 '아웃도어'⑤'골드윈과 경업금지 규정 해제' 지주사, B2B→B2C 확장 기반 마련
김선호 기자공개 2023-01-03 08:01:19
[편집자주]
영원무역그룹이 오너 2세인 성래은 사장의 부회장 승진과 맞물려 승계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창업주 성기학 회장이 차녀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린 가운데 성장 전략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창업 반세기 섬유산업 외길을 뒤로하고 변곡점에 선 영원무역의 후계 승계 과정을 살펴보고 신사업 정착 등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무역그룹이 일본 골드윈과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하면서 경업금지 규정을 해제했다. 이를 통해 패션 브랜드를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성기학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이 B2C로 경영 보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다만 영원아웃도어의 국내사업을 총괄하는 삼녀 성가은 부사장은 브랜드 다각화 전략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말 영원아웃도어는 골드윈과 브랜드 '노스페이스' 라이선스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협상을 이뤄냈다. 구체적으로 2022년 12월 31일 만료되는 노스페이스 상표권에 대한 라이선스 기간을 2029년 12월 31일까지 7년 연장하고 로열티 등도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영원무역그룹의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는 골드윈 사이에 체결돼 있는 영원아웃도어 주주간 계약 중 '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는 한 영원아웃도어와 골드윈 사이의 라이선스 계약도 유효하다'는 규정을 삭제했다.
이와 동시에 노스페이스사업 경업금지 조항에 대해 상대방에게 1년 전에 통지하면 국내에서 직간접적으로 경쟁 영업할 수 있도록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이러한 계약 변경으로 영원아웃도어를 제외한 영원무역그룹 지주·계열사가 브랜드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보면 영원무역그룹은 이전까지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에서도 경업금지 규정이 포함된 계약을 골드윈과 맺은 것으로 보인다. 노스페이스와 관련한 골드윈과 계약이 지주사·계열사 두 개가 존재했던 셈이다.
세부 조건을 살펴보면 영원무역홀딩스와 골드윈간 계약이 유지돼야만 영원아웃도어와 골드윈의 노스페이스 라이선스 계약도 유효해지는 구조였다. 다만 이번 재계약에서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끊고 경업금지 규정을 해제하면서 브랜드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러한 경업금지 규정이 영원무역홀딩스에서는 해제됐지만 영원아웃도어의 라이선스 계약에서는 유지됐다. 이에 영원무역그룹 측은 영원아웃도어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그룹이 노스페이스 이외의 브랜드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2012년 취득한 골드윈 지분 11.55%를 활용해 이러한 계약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 취득 10년 후인 2022년 성 회장의 차녀 성 부회장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하는 등의 경영성과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생긴 변화다.
이를 통해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성 부회장은 직접 패션 브랜드를 전개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원아웃도어와 같이 지주사가 종속기업을 설립하고 해외 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제2의 노스페이스를 운영해나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영원아웃도어를 제외할 경우 그룹이 계열사 영원무역의 의류 생산·수출 등의 OEM 사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부터는 B2B를 넘어 B2C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 양상이다. 성 부회장의 승계와 맞물려 그룹이 패션 브랜드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에 반해 영원아웃도어의 성 부사장은 이전과 같이 노스페이스의 국내사업을 총괄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영원무역홀딩스와 달리 영원아웃도어는 골드윈과 라이선스 계약에 경업금지 규정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영원무역그룹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 이외에 구체적인 노스페이스 라이선스 계약과 영원무역홀딩스와 골드윈의 경업금지 규정 변경내용을 공개하기는 힘들다"며 "브랜드 다각화와 관련한 사업계획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