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알박기' 솔본인베스트먼트, 태세전환하나 법정관리행에 투자금 전액 손실 위기, 재판 기록 두차례 열람 '액션'
이명관 기자공개 2023-01-10 08:08:23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6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쉬코리아에 대한 '알박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솔본인베스트먼트가 태세전환에 나설까. 그간 두문불출하던 솔본인베스트먼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쉬코리아의 법정관리 절차에 시선이 향하고 있다. 자칫 투자금 전액을 손실로 떠안을 가능성이 생긴탓으로 보인다.앞서 솔본인베스트먼트는 메쉬코리아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투자자가 가진 '비토권'을 활용해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해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솔본인베스트먼트가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메쉬코리아에 대한 재판 기록을 두 차례에 걸쳐 열람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지난달 중순부터다. 메쉬코리아에 대한 법원의 재산보존 처분이 내려진 시기가 작년 11월 중순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여 만에 관심을 드러낸 셈이다.
그간 솔본인베스트먼트의 행보에 비춰보면 태세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서기 전 채권자 주도로 투자유치를 통해 활로를 찾을 기회가 있었다"며 "그때부터 회사 측에 손해배상 청구액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내고 모습을 감췄는데, 갑자기 재판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메쉬코리아는 채권자인 OK금융그룹과 주주들이 극적으로 유진그룹을 인수자로 데려오면서 기사회생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솔본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일부주주가 반대의사를 드러내면서 기회를 잃었다. 다수의 투자유치를 받은 스타트업은 M&A와 같은 중대한 의사결정을 해야할 때 기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다른 한 곳은 메쉬코리아가 처한 전후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협의를 통해 찬성으로 의사를 바꾸는 게 가능했다.
그런데 솔본인베스트먼트는 작심하고 반대표를 던졌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메쉬코리아 측에 배상 청구를 요청했다는 점이다. 70억~80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선 솔본인베스트먼트가 자신이 가진 비토권을 활용해 구주를 정리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봤다. 해당 배상금은 솔본인베스트먼트가 보유중인 지분에 대해 붙인 '가격표'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물론 솔본인베스트먼트의 행보는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정당한 투자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솔본인베스트먼트의 행보를 '알박기'로 봤다. 일찍이 소액을 투자했던 터라 보유 지분율은 7.81%에 이른다. 지분율로만 보면 네이버(18.48%)와 GS리테일(18.46%), 현대차(8.88%)의 뒤를 잇는다. 결과적으로 솔본인베스트먼트의 비토권 행사로 메쉬코리아는 현재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솔본인베스트먼트의 심경 변화를 추론할 수 있는 지점은 투자금 손실이다. 투자원금만 보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런데 알박기에 대한 반대급부로 수백억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솔본인베스트먼트는 바뀐 회계기준을 적용해 2020년부터 투자지분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했다. K-IFRS 1109호(IFRS9)' 도입 이후 비상장주식의 공정가치 평가가 의무화 됐다. 기존엔 원가법으로 투자자산을 평가했는데, IFRS9 도입 이후 공정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솔본인베스트먼트는 메쉬코리아 투자지분에 대한 공정가치평로 재미를 봤다. 2020년 그간 쌓였던 미실현 이익이 단번에 영업수익으로 잡히면서 실적이 크게 불어났다. 2020년 잡은 평가이익은 67억원이다.
그리고 2021년엔 평가액이 206억원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메쉬코리아가 5000억원으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다. 솔본인베스트먼트는 이를 그대로 반영했고, 2021년 영업수익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런데 메쉬코리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공정가치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 이때 메쉬코리아의 평가액은 '0'이 된다. 법정관리 기업의 경우 지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206억원의 공정가치 평가손실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작년 어닝 서프라이즈였다면 올해는 어닝 쇼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문제는 모기업인 솔본이다. 솔본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보니 지분법이익으로 솔본인베스트먼트의 실적이 그대로 잡힌다. 수백억원의 손실에서 솔본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모기업까지 전이될 수 있는 손실 우려가 심경 변화로 이어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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