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LP·GP 섭렵한 성장형 멀티플레이어 '장철희 상무'신한캐피탈·카무르PE 거치며 내공 축적, 에코프로·디이엔티 등 투자 성과
김경태 기자공개 2023-01-26 08:26:2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는 이준상 대표와 현상진 대표가 의기투합해 만든 운용사로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철희 상무(사진)는 제이앤PE의 입지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하우스 내 핵심 운용역으로 꼽힌다.그는 다방면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멀티플레이어'의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회계법인, 출자기관(LP), 운용사(GP) 등을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다양한 경험은 제이앤PE에 합류한 뒤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최선의 투자 결과를 만들어 이해관계를 만족시키고 제이앤PE의 단단한 허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장스토리: 다양한 분야 망라한 전문가, 제이앤PE서 '만개'
장 상무는 처음부터 PE업계에 몸담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았다. 다양한 경험은 장 상무가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탄탄한 기반이 됐다.
그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회계사 자격을 취득, 2005년부터 삼일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도 여러 업무를 맡았다.
처음에는 감사본부에서 일을 배운 뒤 FAS본부로 옮겨 실사, 밸류에이션, 법원회생 조사, 부실채권(NPL)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장 상무는 "당시 금융위기의 분위기와 파급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0년 삼일회계법인을 떠나 새로운 분야에 정착한다. 신한캐피탈 투자본부로 이직해 펀드 출자뿐 아니라 운용까지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장 상무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 체득한 경험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고 밝혔다. 신한캐피탈 입사 초기에 진행하던 투자 건이 급속히 부실화되는 일이 생겼다. 당시 '어떻게 하면 다시는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라는 답을 찾기 위해 매일 고민하며 다양한 투자 관련 서적을 섭렵했다.
그는 "당시에는 나름의 고민을 했지만 사실 수치적이면서 기계적인 접근이었고 본질적인 가치와 투자 개념은 공백 상태였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그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Value Investment)'라는 개념에 이끌리게 된다.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선다. 국내에서 가치투자로 유명한 VIP투자자문의 문을 두드렸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
장 상무는 "VIP자산운용에서 음식료, 철강,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과 기업을 바닥부터 샅샅이 분석했다"며 "개인적인 시간에는 증권사에서 제공되던 주식 편람을 1페이지부터 부적합한 기업과 괜찮은 기업을 표시해가며 하루 10종목씩, 총 1800여개 종목을 빠르게 스크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기업을 보는 눈을 키운 장 상무는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로 적을 옮겼고 다수의 투자 건을 진행했다. 티알벨트랙, 신한벽지 등의 딜을 담당했다. 장 상무는 "당시 LP로서 쌓은 경험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자금조달, 프레젠테이션(PT)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로도 파견돼 실제 기업 내부의 재무 업무가 돌아가는 방식을 배웠다"고 말했다.
PE업계에서 명성을 쌓아가던 장 상무는 제이앤PE 창업자들의 제안을 받고 2020년 3월 합류를 결정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발굴해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서 주목을 받았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유효한 전제조건 '가치투자', 선방어 후공격 전략 중시
장 상무는 과거 경험을 통해 숫자에 지나치게 치중하기보다는 이면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가능성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특히 가치투자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투자 전제조건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치투자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수익창출능력을 기본으로 보기 때문에 PEF 운용사의 투자에 중요하게 적용된다는 판단이다.
그는 공격보다는 방어적인 투자 스타일도 중시한다. 장 상무는 "PEF 운용사는 타인의 돈을 운용하는 곳으로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단순한 밸류에이션 멀티플 확장보다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가치 성장을 추구하는 '선방어 후공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어적 전략을 세밀하게 수립한 투자가 경제위기 시기에 빛을 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유동성이 축소되며 물이 빠지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누가 수영복을 입고 있었는지가 판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투자에 있어 절대적이거나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항상 회의하며 "자신감이 생기는 순간을 위험신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건 내가 아는데"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가장 경계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항상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수시로 메모해 기록을 남긴다. 장 상무는 "기억은 왜곡되기 쉬워 가능한 많은 것을 기록한다"며 "투자 성과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이며 선택적인 기억을 방지하고 무엇을 잘못 생각한 것인지를 복기한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1년에 100여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그는 독서에 관해서도 기록을 남겨 추후 발전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독서 기록을 보면 어떤 시기에 고민이 많았는지, 무엇을 고민했는지가 눈에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트랙레코드1: '기업파트너' 면모 입증한 디이엔티 투자
장 상무가 기억에 남는다고 꼽은 딜은 디이엔티 투자다. 디이엔티는 레이저노칭장비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독점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제이앤PE는 2020년 7월 디이엔티가 발행한 전환우선주에 투자했다. 당시 디이엔티가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었기에 내부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투자를 확정했다.
디이엔티의 실적 개선은 장 상무의 예상보다 더뎠다. 2021년에도 누적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에 편입될 가능성이 부각됐고 주가가 투자 단가의 반토막 이하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장 상무는 면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사업 추진이 다소 지연되고 있었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LP에도 지속적인 현황을 보고했다.
그 후 디이엔티의 주가는 다시 회복됐고 투자단가의 2배 수준에 도달했다. 장 상무에 따르면 디이엔티의 레이저 노칭장비 수주는 내부 전망치를 초과 달성했고 시설투자(Capex)를 확장하며 대응하고 있다.
장 상무는 "굴곡은 있었지만 디이엔티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 성과에 대한 확신을 다질 수 있었다"며 "당시 투자자들이 모두 투자금회수(엑시트)를 하는 상황에서도 제이앤PE는 보유 물량을 전량 유지했고 이를 통해 사측과 신뢰관계가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트랙레코드2: APS홀딩스 투자, 그룹 성장 동반자 역할 지속
장 상무의 또 다른 주요 트랙레코드로는 에이피에스(APS)홀딩스 투자가 있다. APS홀딩스는 2021년 11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18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당시 제이앤PE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발행한 EB 중 12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제이앤PE는 같은 시기 APS홀딩스가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는 거래에서도 활약했다. APS홀딩스는 계열사 넥스틴 주식 40만주를 206억원에 처분했다. 제이앤PE는 대신증권 신기술금융부와 '대신·제이앤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조성해 넥스틴 주식을 전량 인수했다.
장 상무는 "APS그룹과 관련해 APS홀딩스, APS머티리얼즈, 넥스틴 등 다양한 계열사에 투자를 진행했고 지속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APS그룹 계열사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취임해 그룹의 전략적인 방향과 의사결정을 함께 고민하고 윈윈(Win-Win)하는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APS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조력할 계획이다. APS그룹은 차세대 먹거리로 FMM(Fine Metal Mask)과 AR·V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제이앤PE의 손을 잡았다.
장 상무는 "APS그룹 및 계열사와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그룹의 고민과 필요한 부분, 의사결정 과정과 논리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며 "누적된 신뢰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계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배웠다"고 밝혔다.
◇업계 평가: 다양한 경험과 실력 장점, 제이앤PE에 '최적화'된 인재
업계 전문가들은 장 상무가 회계법인, LP, GP 등 다양한 영역에서 쌓은 경험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를 세심하게 추진하는 스타일이 제이앤PE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장학성 한국투자파트너스 본부장은 "장 상무는 LP, GP, 회계, 재무, 피투자회사 기업 경영을 망라하는 고른 경험을 했다는 장점이 있다"며 "상대방의 의견과 말을 잘 흡수, 해석하고 판단할 수 훌륭한 청취자 자질이 있다는 점도 중요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PE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감을 갖추고 있으며 성품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최영규 신한캐피탈 투자금융 2본부 본부장은 "장 상무와 함께 일하며 관찰했던 기간이 만으로 12년이 넘는다"며 "그는 진중하고 보수적이며, 자신만의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는 유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투자적합성 판단에 있어서 탑다운(Top-Down) 방식을 통해 검토 개시 단계에서 시장 판단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는 현재 제이앤PE의 투자철학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시문 애큐온캐피탈 크레딧커뮤니케이션 부문 1팀장은 "장 상무는 일 처리가 굉장히 빠르며 성실한 스타일"이라며 "투자 회사에 직접 파견 나가 경영 상황을 챙길 정도로 열정적이며 딜이 마무리된 후에도 LP와 적극 소통한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포트폴리오 관리 강화, 제이앤PE '단단한 허리' 자임
장 상무는 앞으로도 운용사로서 LP, 피투자기업, 기업 최대주주 등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최선의 투자 결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PEF 운용사의 투자는 기업과 시장의 사이클을 경험하기에 긴 호흡이 필요하다"며 "가능한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수익과 리스크를 고려해 이해관계자가 같은 편에서 손을 잡고 파트너로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기회는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그는 "10년 뒤에 돌아봤을 때 '이런 투자를 했어야 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들은 분명 존재할 것"이라며 "기업의 신규 M&A나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수요는 상대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투자에는 세심한 검토를 전제로 접근할 방침이다.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갖춘 우량한 기업 위주로 투자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 포트폴리오의 관리와 모니터링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장 상무는 "제이앤PE에서 가장 좋은 점은 투자에 있어 현명하려고 노력하며 성실함이라는 원칙을 중시하는 이들이 모였다는 것"이라며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논의하면서 매번 많은 것을 배우고 모자란 부분을 채워준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LP에 더 선제적인 보고를 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할 예정"이라며 "제이앤PE도 어느덧 설립 4주년이 넘어 한 단계 더 성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단단한 허리로서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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