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비욘드 코리아]배재현 부사장, 카카오 외연 확장 '키맨' 재확인③경기침체 속 1조대 자금 조달,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사내 위상 강화 전망
황선중 기자공개 2023-01-16 13:17:35
[편집자주]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카카오 공동체가 미래 10년을 바라보며 내놓은 핵심 키워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비욘드 코리아를 최전선에서 실현하는 계열사다.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유치한 1.2조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상징성을 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어떤 비전을 내세워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을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비욘드 코리아' 전략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번에 1조2000억원 규모 해외 투자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 수석부사장이다. 배 부사장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자본시장이 얼어붙은 악조건 속에서 카카오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배 부사장은 2016년 카카오 합류 이후 굵직한 딜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그룹 전반의 외연 확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또다시 대규모 투자 유치로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그만큼 앞으로 배 부사장의 그룹 내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엔터의 '폭넓은 IP 밸류체인' 강조
배 부사장은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만의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 강점을 적극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그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웹툰·웹소설과 같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뮤직, 미디어 시장까지 진출한 상태다. 최근에는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에스엠(SM)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역시 "다른 경쟁사와 달리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밸류체인을 가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물론 투자 유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은 대규모 출자에 난색을 보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누적 순이익(연결기준)은 8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9% 감소했다.
다만 이번 투자 유치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재무건전성 개선과 신사업 추진자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에 확보한 1조2000억원 자금 중에서 절반은 운영자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타법인증권취득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사우디 국부펀드의 선택을 받은 기업이라는 간접적인 효과까지 누리게 됐다.
◇배재현 부사장, 카카오 외연확장 순간마다 맹활약
1980년생으로 올해 만 42세인 배 부사장은 2016년 카카오에 본격 합류했다. 당시 카카오는 국내 음원사이트 선두주자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을 인수하기 위해 빅딜팀을 꾸리고 있었다. CJ그룹 미래전략실에 몸담고 있던 배 부사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배 부사장은 멜론 인수합병(M&A) 작업을 주도하며 맹활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 부사장은 로엔 인수 이후에도 빅딜팀에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을 펼치며 사내 입지를 다졌다. 2017년 해외주식예탁증권(GDR) 발행을 통한 1조원 규모 해외 투자 유치가 대표적인 성과다. 이는 이번 1조2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이전까지 카카오그룹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 투자 유치였다.
카카오는 배 부사장의 성과를 인정했다. 카카오 합류 3년 만에 수석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2018년 빅딜팀이 투자전략실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는 투자총괄임원인 투자전략실장으로 임명됐고, 2020년에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 올랐다. CIO는 지난해 투자거버넌스총괄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배 부사장은 이번 투자 유치를 마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임에도, 유수의 국부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엔터 전 분야를 아우르는 카카오엔터의 차별화된 IP 밸류체인의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세계 시장에 증명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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