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뀜 3년' 엑스큐어, 부진 털 '펄' 물색 사활 2020년 인수한 대광헬스케어 주도, 중소형 제약사 물밑 접촉 활발
조영갑 기자공개 2023-01-20 07:16:5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보안(Digital Security) 및 스마트카드 전문업체 '엑스큐어'가 낮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수합병(M&A) 매물 시장을 물색하고 있다. 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난지 3년 가량 지났지만, 기업가치가 여전히 저조해 이를 반등시킬 '펄(pearl)'을 찾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현 대주주가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매각하려는 '엑시트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큐어는 최근 기업 인수합병 매물 시장에 나온 회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면서 지분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대주주 '대광헬스케어'의 본 사업과 유기적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의약품 업체를 물색 중인 걸로 파악된다. 이미 중소형 제약사를 대상으로 지분 인수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엑스큐어의 대주주인 대광헬스케어(옛 씨유헬스케어)는 지난 2020년 3월 엑스큐어(당시 한솔시큐어)의 최대주주인 한솔인티큐브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대광헬스케어는 한솔인티큐브와 2대주주 'Giesecke+Devrient Mobile Security GmbH'로부터 엑스큐어의 주식 320만주 가량(43.47%)을 278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가액은 8689원이다. 이 계약으로 엑스큐어는 한솔그룹 계열사에서 분리, 독립했다.
엑스큐어 현 대주주인 대광헬스케어는 병원 MSO(병원경영지원회사) 사업을 하는 회사다. 정우천 대광네트웍스 부사장이 49.98%, 대광네트웍스가 49.97%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의료기기 및 의약품 판매허가를 보유하면서 남양주 나눔병원 등에 MSO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다만, 사업적인 근거가 빈약해 엑스큐어 인수 관련 자금은 대광네트웍스나 대광헬스케어가 아닌 '다른 루트'로 나왔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난 지 3년이 됐지만, 엑스큐어의 본 사업은 아직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쟁 업체들의 선전과 팬데믹 장기화 등으로 인해 엑스큐어의 주력 사업(보안 솔루션, 스마트 카드) 부문은 연 매출 100억원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인수 전 2019년 말 매출액 133억원, 영업이익 5억원에서 인수 당해 2020년 매출액 101억원, 영업손실 5억원, 2021년 매출액 110억원, 영업이익 5억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매출액은 77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이다. 사명을 일괄적으로 변경하면서 쇄신을 노렸으나 '사업 리빌딩'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대광헬스케어는 적절한 '쉘(인수 상장사)'을 마련했지만, 미래 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 빛나는 '펄(수익사업)'은 쥐지 못한 셈이다. 최근 알짜 중소 제약사를 대상으로 접촉을 이어가는 것은 이 같은 대주주(대광헬스케어, 대광네트웍스)의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궁극적으로 엑스큐어에서 '엑시트' 하기 위해서라도 펄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적이 견조한 제약사 매물만 구할 수 있다면,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대주주 입장에서도 좋은 그림이다. 엑스큐어의 내부자금을 활용해 우량한 제약사를 확보할 수 있다면, 엑스큐어의 자산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대주주 대광헬스케어의 제약 유통, MSO 사업에도 힘을 받게 된다. 엑스큐어는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 금융자산 등 약 200억원 이상의 유동자산을 쥐고 있다. 부채비율도 9.66%로 매우 낮다. 현금에 더해 레버리지를 충분히 일으킬 수 있는 구조다.
엑스큐어 측과 접촉했던 한 기업인은 "(엑스큐어와) 구체적인 지분 인수 조건이 오갔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논의가 중단됐다"면서 "현금흐름이 우수한 제약사 매물을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해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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