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잡아라" KKR 글로벌팀, 태영그룹 투자 직접 주도 한국사무소 제한적 역할, 위기국면 국내기업 지원·투자기회 선점 '방점'
김경태 기자공개 2023-01-19 08:04:5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1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태영그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번 딜은 KKR 해외사무소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글로벌 본사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 경제위기 국면에서 크레딧 성격의 투자 기회 창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 과거 에코비트 투자로 쌓은 인연 역시 영향을 미쳤고 한국사무소의 핵심 관계자들도 딜에 관여했다.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KKR의 태영그룹 4000억원 투자는 해외사무소에서 추진했다. KKR에 밝은 관계자는 "조셉 배 KKR 대표 등이 한국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한국기업의 유동성에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고 이번 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KKR이 태영그룹에 투자하는 자금은 한국사무소에서 운용 중인 펀드에서 나오지 않는다. KKR에 밝은 관계자는 사모투자(PE), 인프라, 크레딧 등 KKR이 보유한 펀드가 아닌 다른 성격의 자금으로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사무소의 투자·운용 인력보다는 글로벌 사무소에서 딜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KKR에서 내부에 보유한 자기자금을 활용한 투자에 나섰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문사에서도 KKR 한국사무소를 담당하는 베테랑들이 아닌 내부의 다른 전문가가 투입됐다. KKR은 이번 딜에서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에 법률자문을 받았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앤장에서는 KKR 한국사무소를 맡는 변호사 외에 대출 투자 분야를 담당하며 외국계 투자사에 밝은 변호사들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글로벌 최상위 사모투자펀드(PEF) 중 한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확장해 온 하우스로 꼽힌다. 국내에서 꾸준히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기업에 관심을 가졌고 이번 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OB맥주를 18억달러 인수했다. 가치제고(Value-up)을 통해 AB인베브에 다시 팔면서 58억달러를 받는 '초대박'을 터뜨렸다. 현재 글로벌 본사 수장인 조셉 배 대표의 대표적인 트랙레코드다.
LS엠트론 동박사업부 거래도 있다. 2017년 LS엠트론 동박사업부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2년 뒤 SKC에 1조2000억원에 매각하며 또다시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 한국사무소를 이끄는 박정호 대표가 주도한 딜이다. 이 외에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 등에 투자했다.
특히 태영그룹과의 인연도 끈끈해 이번 투자가 성사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KKR은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TY)홀딩스와 함께 국내 최대 환경종합기업인 에코비트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에코비트는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 TSK코퍼레이션과 KKR이 인수한 에코솔루션그룹(ESG)이 합병해 탄생했다.
이 때문에 한국사무소에서는 에코비트를 담당하는 고위관계자들이 딜에 참여해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 김양한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KKR 한국사무소에서 인프라 투자를 맡고 있으며 에코비트 투자와 관리를 주도하고 있다.
KKR은 태영그룹과의 신뢰를 지키면서도 수익을 놓치지 않았다. KKR은 티와이홀딩스가 발행한 사모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연 이율은 13%다. 롯데건설이 최근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됐던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티와이홀딩스는 KKR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태영건설에 빌려준다. 태영건설은 연 이자만 500억원 넘게 지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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