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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깐부' KKR, 추가투자 '디테일 묘미' 살렸다 별도 비딩 없이 단독 협상, 상환·전환 관련 세부내용 '실리' 확보

김경태 기자공개 2022-12-26 07:49:0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SK E&S의 추가 투자는 양측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사됐다. SK E&S는 외부의 다른 투자사를 접촉하지 않고 KKR과 협의해 자금 투입을 이끌어냈다. 다만 KKR은 1년전 투자 때보다 일부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잇속을 톡톡히 챙겼다.

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7350억원 규모의 SK E&S 추가 투자유치는 별도로 입찰 과정 없이 KKR과 단독으로 논의해 성사됐다. SK E&S는 BoA메릴린치와 법무법인 세종을, KKR은 크레디트스위스(CS)와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을 자문사로 선임해 딜을 추진했다.

앞서 SK E&S는 작년 투자유치에 나섰을 때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KKR은 EMP벨스타, IMM프라이빗에쿼티(PE), IMM인베스트먼트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다. 그 후 펀드 보유자금, 인수금융 조달금액(1조9000억원)을 더해 SK E&S가 발행한 2조40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IB업계에서는 KKR이 또다시 등판한 배경으로 시장 환경을 지목한다. 올 들어 급격한 금리 인상 등 복합변수가 발생하면서 자본시장이 급격히 경색됐다. 국내에서 인수합병(M&A)과 기업 투자 유치 등도 어려움이 가중됐다. SK 계열사인 SK온 역시 투자유치에 상당한 난관에 부딪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SK E&S로서는 믿을만한 파트너가 필요했고 KKR과 다시 한번 손을 잡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KR은 내년 1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73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로 투입한다. 대규모 추가 투자 결단을 통해 SK E&S와의 신뢰관계가 공고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 조건을 보면 KKR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SK E&S 투자는 사모투자(PE) 부문이 아닌 인프라(Infra) 부문에서 담당한다. 통상 인프라는 PE보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한다. 하지만 최근 이자율이 급등하면서 실질적인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일단 우선배당률은 KKR이 작년 인수한 2조4000억원 규모의 RCPS와 마찬가지로 3.99%다. 특정조건이 발생하면 추가 인상이 가능한데 작년에는 5%, 이번에는 5.5% 인상으로 정했다.

다른 세부조건에도 변화가 있다. 상환가격의 경우 작년에는 RCPS 1주당 발행일로부터 상환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내부수익률(IRR)이 7.5%가 되게 하는 금액으로 정했다. 내년 1월과 10월에 발행할 RCPS는 IRR 9.5%로 변했다.

SK E&S 보통주 기준가치에 관한 부분에서도 KKR은 실리를 챙겼다. KKR이 SK E&S 보통주식의 희석기준 1주당 가치가 기준가치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정식 전환청구를 하지 않을 때 RCPS의 우선배당률에 5.5%를 추가로 가산한다. 지난해에는 5.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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