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인사의 큰 방향성이 명확해졌다. 회장(CEO) 교체와 함께 자회사 대표이사(CEO)들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퇴임과 함께 대규모 물갈이가 동반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사를 앞두고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CEO들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대부분 임기가 종료된 상황에서 연임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올해를 맞이한 만큼 불안감은 커졌다. 차기 지배구조에 편승하기 위한 수 싸움에 들어갔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14곳 가운데 10개 자회사 CEO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맞는다. 회장 교체기를 맞아 대규모 쇄신을 동반한 인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기 만료를 앞둔 CEO들의 운명은 향후 개최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다가올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자회사는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등 비교적 그룹 내에서 규모가 큰 곳들이다. 네 곳의 CEO 모두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임기가 만료됐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연임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채 불안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상황은 각기 다르다. 각 자회사 CEO별 최초 선임 일자가 제각각이고 연임 횟수 등도 달라 누적된 임기도 차이가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후보군으로 포함된 인사들도 있는 만큼 새로운 지배구조가 확정되는 데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은 2020년 12월 31일 최초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한 차례 연임했다. 현재까지 총 2년여 동안 조직을 이끌고 있다. 안정된 경영 성과를 보이며 최근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 중 한명으로 부상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양날의 칼이다. 회장으로 선임되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카드 CEO 연임은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새로 취임하는 회장이 경쟁자였던 자회사 CEO를 파트너로 삼아 경영활동을 이어가기엔 부담이 클 수 있다.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도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됐다. 역시 지배구조 격변기 추가 임기를 확정하지 못한채 올해를 맞았다. 우리금융 편입 뒤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은 호재다. CEO 선임 뒤 첫 임기가 끝난 만큼 박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일부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은 주요 자회사 CEO 가운데 현 시점 가장 오래 임기를 지속하고 있다. 2020년 2월 발탁돼 지난해 2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도 임기 만료가 예정된 상황에서 추가 연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자산신탁은 각자대표이사 체제가 종식될 예정인 가운데 이창재 사장과 김영진 전무의 운명도 엇갈릴 전망이다. 이 사장은 2019년 말 취임해 지난해 2월 자추위에서 1년 연임했다. 그는 2019년 12월 취임 이후 우리자산신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수익성이 낮은 담보신탁 위주 영업에서 탈피시킨 주역이다.

김 전무는 2012년 옛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에 입사했다. 부산지역본부 개설의 주역으로 상무, 전무를 역임했다. 꾸준한 영업성과와 리더십을 인정받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전무는 사업추진부문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이 사장과 김 전무는 나란히 임기가 만료된다. 각자대표로 서로 보완하며 상생하던 두 CEO가 향후 자추위에서 각각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 CEO의 연임 여부를 포함해 향후 우리자산신탁의 각자대표 폐지가 예정돼 있어 두 CEO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와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경우 우리PE자산운용 대표, 고정현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 대다수 CEO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임기 만료가 몰려 있다.

하지만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자추위가 열리지 못해 연임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연임 횟수와 경영 성과, 새롭게 뽑힐 차기 회장과의 궁합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중소 규모 자회사 CEO들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르다.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의 경우 2021년 1월 취임해 지난해 말 2년 임기를 꽉 채웠다. 경영 성과 등을 평가받아 연임을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은 갖췄다.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2019년 8월 취임했다. 그는 우리자산운용이 우리금융그룹 산하로 편입된 뒤 첫 수장에 올라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 2021년 7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현재까지 4년여간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오는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경영 성과는 나쁘지 않지만 새로운 지배구조가 들어서는 가운데 장수 CEO들에 대한 세대교체 요구가 변수다.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는 2020년 2월 취임했다. 그는 첫 2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했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말 우리금융 회장에 도전장을 던지며 이름값을 높였다. 안팎의 시선을 끌었던 회장 도전이 올해 CEO 평가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경우 우리PE자산운용 대표는 2018년 3월 취임 뒤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3년 3월로 이제 곧 다시 성과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 등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광해 우리금융연구소 대표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황우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고정현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등은 모두 올해 말까지 임기가 남았다.

네 명 모두 지난해 취임해 아직 첫 임기의 반환점도 돌지 못했다. 통상 취임 첫 2년 임기가 보장되는 만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잔여 임기는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