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전진배치' 롯데칠성, 수익성 효율화 빛 봤다 사내이사 4명 중 절반 회계전문가, 비용감축·차입전략 변화 시도
변세영 기자공개 2023-01-27 08:26:0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경기불황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 중인 가운데 영업환경 개선을 이끌어 낸 이사회의 역량에 관심이 쏠린다. 사내이사 절반이 재무통으로 구성된 롯데칠성음료는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2년 사이 수익성 지표가 크게 향상됐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972억원에서 2021년 188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2022년 3분기(누적) 영업이익이 2021년 연간치를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분기(누적) 매출액은 2조1727억원, 영업이익은 198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사내이사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사회는 회사 경영 전반의 중요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조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는 박윤기 대표를 비롯한 이동진 영업본부장(전무), 임준범 전략기획부문장(CSO, 상무보), 송효진 재경부문장(CFO, 상무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내이사 4명 중 2명이 재무전문가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임 CSO는 롯데칠성음료에서 음료재경팀장과 재경부문장을 거쳐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역임했다. 송 상무는 한영회계법인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2014년부터 롯데칠성음료에 둥지를 틀었다.
이 같은 이사회 조직은 이영구 사장이 지난 2021 정기인사에서 롯데제과로 거취를 옮기면서 완성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이사회는 2020년까지만 해도 당시 대표이사였던 이 사장을 비롯한 이동진, 임준범 등 3인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 2021년 이 사장에서 박윤기 전무로 대표가 바뀌면서 이사회 구성도 변화됐다. 실제 박 대표 체제에서 이사회 멤버 수는 기존 3명에서 송 상무를 추가한 4명으로 늘어났다. 그간 이 사장의 무게감이 컸던 만큼, 박 대표를 보좌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강화하고자 했던 취지로 해석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재경부문장인 송 상무는 경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속적 수익 창출과 리스크 방어, 현금 유동성 확보, 자산건전성 제고 등에 집중하기 위해 이사회 멤버로 보강됐다"고 설명했다.
재무전문가로 이사회 멤버가 보강되면서 롯데칠성음료는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무엇보다 적자를 거듭하던 주류부문은 맥주 OEM 등으로 생산가동을 늘리면서 효율화를 꾀했다. 여기에 비용을 감축하는 ZBB(Zero-based budgeting) 전략을 확대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차입 전략도 변화했다. 그간 장기차입 중심의 기조에서 단기차입 활용 폭을 늘린 게 대표적인 예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9년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당시 영구채에는 조기상환권(콜옵션) 조건으로 3년 뒤 행사하지 않으면 이자율이 일정 부분(150bp) 늘어나는 조항이 있었다.
이 때문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이자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 단기물인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상환에 나섰다.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CP를 발행하면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부채를 적정선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차입을 활용했다. 당시 이사회 의안을 보면 박 대표와 이 전무, 임 상무, 송 상무 등이 모두 단기차입금 조달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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