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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리더는]임종룡 전 위원장, 우리와 '네 번째' 인연 만들어질까'한일·상업' 합병 실무→우투증권 인수→민영화 기여, 주요 변곡점마다 등장

최필우 기자공개 2023-01-30 07:10:3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그는 NH농협금융 회장, 금융위원장이라는 화려한 이력 이면에 우리금융과 크고 작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우리은행 출범, 완전 민영화 등 주요 변곡점을 함께한 임 전 위원장은 이제 그룹 수장 자리에 도전한다.

27일 우리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임 전 위원장을 포함시켰다. 임 전 위원장은 신현석 우리아메리카법인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FIS 대표와 경합한다.

임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하면서 이미 5대 금융그룹 중 한 곳의 CEO를 경험했다. 2015년엔 5대 금융위원장이 됐다.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우리금융은 출범 때부터 임 전 위원장과 인연이 닿았다. 우리금융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통합으로 출범한 옛 한빛은행을 모태로 한다. 양행 합병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으로 재직하면서 통합 실무를 진두지휘한 게 임 전 위원장이다.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의 계파 갈등을 지적한 것도 합병 때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할 때는 공교롭게도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주체로 우리금융과 조우했다. NH농협금융은 은행과 보험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기 위해 우투증권이 필요했다.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우투증권 매각이 필수였다.

우투증권 인수는 임 전 위원장의 NH농협금융 회장 재직 시절 최대 치적으로 꼽힌다. 우투증권 인수 딜은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을 포함하는 매각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공적자금 회수 차원이었던 만큼 '헐값 매각'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과 협상을 원만히 이어가면서 딜을 종결할 수 있었다.

금융위원장으로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기여했다. 우리금융이 앞서 세 차례나 민영화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해 임 전 위원장에겐 무거운 짐이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과점주주 방식이라는 묘수를 뒀고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과점주주들에게 우리금융 경영권을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완전 민영화 초석을 놨다.

이번에 회장에 선임되면 우리금융과 네 번째 인연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앞선 경험은 외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외부 출신 CEO 후보들은 내부 사정에 밝지 못한 게 약점으로 꼽힌다.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 계파 갈등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과점주주 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외부 후보와 동일 선상에 놓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전 위원장은 심층 면접에서 증권사 인수에 성공한 이력도 강조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이 당면 과제다. 최근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으나 증권사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임 전 위원장의 옛 우투증권 인수 경험이 우리금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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