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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디자인하우스 리포트]국내 유일 TSMC 파트너 에이직랜드의 가치⑤GUC 하청에서 출발, 전 세계 8개 VCA 중 하나로 자리매김

김혜란 기자공개 2023-02-22 13:02:20

[편집자주]

시스템 반도체는 팹리스가 설계하고 파운드리가 위탁생산하지만 설계자산(IP)기업과 OSAT(후공정)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IP업체와 협력해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잇고 후공정까지 턴키(일괄수주) 생산을 도맡는 곳이 바로 디자인하우스다. 역량과 규모를 갖춘 디자인하우스가 뒷받침해줘야 파운드리 산업도 클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하우스로 진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금 국내 디자인하우스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생태계의 현주소와 육성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1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직랜드는 전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가 조성한 에코시스템 '오픈이노베이션플랫폼(OIP·Open Innovation Platform)' 내 가치사슬협력자(VCA·Value Chain Alliance) 중 하나다. 즉 TSMC 공정을 이용하는 팹리스(설계전문업체)의 주문을 받아 제조용 도면을 제작해주는 국내 디자인 하우스다.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의 국내 유일 디자인하우스 파트너란 점에서 그 위치와 위상은 대체불가능하다. TSMC 밸류체인에는 한 번 들어가기 어렵지만, 들어가기만 하면 지속성과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 유일 TSCM VCA 자격, 어떻게 얻었나

2016년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세계 1위 디자인하우스이자 VCA인 대만 글로벌유니칩(GUC)의 하청업체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유일한 TSMC의 VCA는 에이디테크놀로지였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TSMC 파트너가 되고 싶었고, TSMC 공정을 많이 이용해보고자 GUC에 먼저 하청을 제안했다. GUC에는 워낙 일이 몰리기 때문에 일부는 하청을 주고 있었다. 에이직랜드는 GUC 하청업체로 TSMC와 일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고객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하청업체로 시작해 2019년 TSMC의 정식파트너가 돼 독립할 때까지 2년 6개월이 걸렸다. 이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당시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었고, 이에 TSMC도 새로운 한국 파트너를 물색했다. 마침 GUC 하청으로 일했던 에이직랜드가 TSMC 눈에 들어왔다.

GUC는 미국이나 중국 시장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 시장에선 대형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었다. 경쟁사가 될 GUC도 에이직랜드가 TSMC의 VCA가 되는 데 대해 상생으로 받아들였다.

에이직랜드가 국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중소형 팹리스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GUC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에이직랜드가 GUC보다 가격경쟁력과 역량을 갖춘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중소팹리스든, 대형팹리스든 선택은 고객이 하는 것이다.

에이직랜드는 디자인하우스 위즈마인드, 탑에이직을 인수해 자회사 2개를 두고 있다. 상장 후 합병할 계획이다. 베트남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AI 반도체 특화도시에 지사 설립도 고민 중이다. 고객사는 국내 팹리스 70여곳에 달한다.

작년 매출은 약 650억원이었다. 현재 직원은 약 150여명이다. 산업은행과 UT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에이직랜드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 기업 ARM의 공식디자인파트너(AADP)이기도 하다. 이는 ARM으로부터 설계 역량을 인정받아야만 얻을 수 있는 타이틀로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이종민 대표가 보는 K-시스템 반도체 트렌드와 미래

이 대표는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은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기회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에이직랜드도 이 분야 팹리스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1등 국가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도 시스템 반도체와 같이 작동한다. 그런데 시스템 반도체는 취약하다보니 대만과 미국 등 외국에서 사다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낸드는 한국에서 만들어도 낸드컨트롤러는 대만에서 사서 써왔다. 낸드 컨트롤러는 중앙처리장치(CPU) 등으로부터 명령어를 받은 뒤 낸드를 제어해 데이터를 읽고 쓰는 기능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말한다.

이 대표는 "한국이 잘하는 메모리와 가전,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가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낸드 컨트롤러를 국산화한 디에이아이오와 파두가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서버용 D램 필수 부품 레지스터클럭드라이버(RCD)를 국산화한 팹리스도 탄생했다. 이 대표는 이런 팹리스들이 TSMC 파운드리를 이용해 양질의 완성칩을 부족함 없이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반도체대전(SEDEX 2022) 내 에이직랜드 부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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