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니저 프로파일/LB PE]총 수익률 78%의 숨은 주역 '김지홍 상무'주요 딜 섭렵한 살림꾼, 하우스 '서열 2위' 키맨으로 자리매김

이영호 기자공개 2023-02-03 07:52:46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B프라이빗에쿼티(PE)에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거치면서 세대교체에 나섰기 때문이다. LB PE는 전필규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2년 LB인베스트먼트의 PE본부로 출발한 이후 처음 수장을 교체했다. 하우스가 큰 모험을 한 셈이다.

그간 LB PE는 중견급 하우스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초대형 딜은 아니었지만 중형급 딜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다. 특히 세컨더리 투자로 연이어 ‘대박’을 터뜨렸다. 선행 투자사의 지분을 매입해 비교적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리는 전략으로 정평이 났다.

굵직한 기업들이 LB PE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 이름을 올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에코프로비엠 등은 지금까지도 업계 관계자들 입에 오르내리는 대표적 세컨더리 투자 성공사례다.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이어온 결과, 지난해 하반기 청산한 2호 블라인드펀드의 총 내부수익률(Gross IRR)은 78%에 달한다.

LB PE 성장에는 딜을 주도했던 고위급 키맨들의 역할이 있었다. 한편에서는 현장에서 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딜 전반을 챙긴 실무진 역할도 컸다. 김지홍 LB PE 상무는 11년째 LB PE에 몸담으며 든든하게 제몫을 해냈던 실무진 중 한 명이다.

주니어로 출발했던 그는 어느덧 하우스 중추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상무로 승진하면서 전 대표에 이은 서열 2위의 엄연한 키맨이 됐다. 오랜 시간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기도 하다. LB PE는 그의 커리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홍 LB PE 상무
◇성장 스토리 : 글로벌 증권사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출발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 상무는 일찌감치 금융업을 목표로 수학했다. 어린 시절 겪었던 IMF 위기와 함께 외국계 금융사에 재직하던 친지들의 영향을 받았다. 대학 재학 중에는 유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컨설팅펌에서 인턴생활을 거쳤다. 금융인으로서의 토대를 차근차근 쌓아나갔다. 당시 목표는 'IB맨'이었다.

김 상무의 첫 경력이 IB는 아니었다.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업황이 극도로 위축됐던 시기였다. 그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금융업 입사를 지속 타진했다. 결국 기회가 왔다. 2009년 UBS증권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2013년까지 철강, 조선, 중공업 섹터를 주로 커버했다. 보험업과 증권업을 1년간 담당하기도 했다.

내노라하는 어엿한 직장이었지만 김 상무는 갈증을 느꼈다. 증권사를 그만 두기로 결심했다. 리서치 애널리스트 업무에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2013년경 대형 건설사들의 대규모 실적 악화 사태를 몸소 겪은 게 계기가 됐다. 회계처리 방식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실적 이슈는 건설업을 함께 커버하던 김 상무에게 큰 충격이었다. 투자기업을 분석해야 하는 리서치 애널리스트로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이었다. 고객을 대상으로 기업분석 리포트를 작성하는 입장에서 느낀 무력감은 더욱 컸다.

리서치 애널리스트의 커버 영역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그에겐 고민거리였다. 한번 담당 산업군이 정해지면 다른 영역으로 넓히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보다 다양한 산업군을 제한 없이 두루 경험하길 원했다.

김 상무는 증권사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시기에 LB PE 이직 권유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LB PE는 LB인베스트먼트 내부 조직으로 첫 발을 뗀 직후였다. 조직을 신설해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할 전문 인력들을 끌어오는 상황이었다. 김 상무는 결국 2013년 8월 L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그는 PE업을 경험하면서 즐거움을 느꼈다. 자문 역할이 아닌 투자 주체로서 직접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돼서다. 그간 그가 갈구했던 개별기업 상세실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다.

김 상무는 현재까지 11년째 LB PE에 머무르고 있다. 하우스의 대소사를 챙기는 살림꾼으로 자리 잡았다. 주니어 업무와 시니어 업무를 가리지 않고 수행하며 PE 투자자로 성장을 거듭했다. 리서치와 기업 실사 등 딜 전반은 물론이고, 기관투자자(LP) 마케팅, 펀딩 업무까지 직접 담당하며 PE 업무를 익혔다. LB PE가 추진한 투자 대부분에 김 상무가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의 손을 거친 딜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2014년) △오진양행(2015년) △현대엘리베이터(2015년) △디아이씨글로벌(2016년) △빅히트엔터테이먼트(2017년) △에코프로비엠(2017년) △덕은인터라인정유(2018년) △쏘카(2020년) △토스페이먼츠(2020년) △클린코리아(2021년) △한국정보기술(2022년) 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일부 딜은 직접 딜 소싱부터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또한 2, 3호 블라인드펀드에 핵심운용인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스타일 투자철학 : 다양한 섹터 커버 제너럴리스트, 투자기업과 '윈윈' 지향

PE업 투신 초기 김 상무는 성장 산업을 발굴하는 리서치에 집중했다. 뛰어난 기업을 발굴해도 산업의 구조적 한계에 따라 해당 기업 성장성도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서다. 성공 가능성이 큰 섹터를 먼저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강했다. LB PE의 주요 포트폴리오였던 에코프로비엠이 이러한 철학에 부합하는 투자 건이었다.

투자 섹터에 있어서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한국 산업 특성상 글로벌 환경에 노출도가 높고, 매년 주도 영역이 바뀌기 때문이다. 김 상무가 평소 여러 산업군에 관심을 끊지 않고 꾸준한 스터디를 이어가는 이유다. 리서치 애널리스트로서 역량을 쌓은 만큼, 매해 성장 섹터를 분별할 제너럴리스트로서 강점을 갖췄다.

현재 김 상무는 소수지분 투자에서 바이아웃으로 투자 저변을 넓히고 있다. 리서치 역량을 넘어 기업 실전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투자기업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나갈 경영진을 주목한다. 바이아웃 딜인 덕은인터라인정유와 클린코리아 투자를 수행하면서 현장 경영진의 중요성을 절감한 결과다.

실제 김 상무는 사모펀드(PEF)의 투자 아이디어를 최일선에서 수행할 경영진 발굴에 집중한다. 추진력,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경영자를 발굴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투자 검토만큼 중요하다고 깨달아서다.

그의 궁극적인 투자 지향점은 '윈윈(Win-Win)'이다. 피투자기업과 투자자, PEF가 상생하는 것이 목표다. 피투자기업 가치를 높여 펀드 투자자에 수익을 돌려주는 것은 물론, 대상 기업에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

◇트랙레코드 1 : 세컨더리딜로 IRR 52% 성과 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용 양극활 물질을 만드는 기업이다. LB PE는 2017년 2호 블라인드펀드를 동원해 210억원을 투자했다. 하이브에 이은 2호 투자 기업으로 업계에서도 여러 번 회자된 딜이다. LB PE가 SK증권-IBK, BNW 공동 운용펀드로부터 에코프로비엠의 보통주를 인수한 세컨더리 딜이었다.

김 상무는 산업분석과 투자집행, 사후관리와 엑시트까지 담당하며 에코프로비엠 투자 전반을 챙겼다. 현재는 배터리가 핫한 투자처로 각광받았지만, 불과 2017년만 하더라도 현재와는 상황이 달랐다. 확신보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앞섰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도 마찬가지였다. 현재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른 기업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오늘날과 같은 평가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때 에코프로비엠의 주력 분야는 전기차용 배터리가 아니었다. 양극재 주 활용처는 전동공구용 배터리였다. 에코프로비엠은 공장 증설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때였다.

김 상무가 주목했던 지점은 전기자동차 시장의 개화 가능성과 시점이었다. 투자 당시만 해도 전기자동차 산업의 성장성이 숫자로 증명되기 직전의 타이밍이었다. 전기차 시장 개화와 맞물려 에코프로비엠이 시장 수요에 맞는 상품을 공급할 수 있을지 여부도 검증 대상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력 분야인 하이니켈 계열 양극재가 배터리 주요 소재로 선정될지도 예상해야 했다.

김 상무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서의 리서치 역량을 한껏 발휘했다. 투자에 앞서 자체적인 리서치와 더불어 다수의 외부 전문가 인터뷰로 검증에 검증을 거쳤다. 에코프로비엠을 리서치하는데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객관적 데이터 기반의 정량 판단 외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을 점치기 위한 주관도 필요했다.

김 상무는 에코프로비엠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전기차가 소비자에게 충분히 소구할 것이라고 예측해서다. 충전 인프라, 안전성 등 전기차의 일부 단점은 존재했다. 그러나 운전자가 실질적으로 주목하는 제로백 성능과 저렴한 충전비 면에서 내연차 대비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이후 에코프로비엠 투자 결과는 익히 알려진대로다. 2020년 4월 엑시트로 518억원을 회수했다. 2019년 3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이후 코스닥 대장주로 성장했다. 에코프로비엠 투자는 내부수익률(IRR) 51.7%, 원금 대비 수익률(MOIC) 2.47배를 기록하며 만족스러운 트랙레코드를 안겨줬다.

특히 해당 펀드의 1호 투자처였던 하이브와 맞물려 LB PE의 대표적인 세컨더리 투자 성공사례로 꼽힌다.

◇트랙레코드 2 : '바이아웃' 덕은인터라인정유·클린코리아

마찬가지로 2호 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덕은인터라인정유와 클린코리아 인수 건은 김 상무가 꼽은 주요 트랙레코드 중 하나다. 두 기업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김 상무가 수시로 경영 현황을 점검하는 곳이다.

덕은인터라인정유·클린코리아 투자 건은 앞서 언급한 하이브, 에코프로비엠 투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조명을 받는 투자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가 주요 트랙레코드로 꼽은 이유는 바이아웃 투자 건이기 때문이다.

실제 LB PE의 트랙레코드는 소수지분 투자 비중이 크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하우스의 투자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덕은인터라인정유 투자는 여타 트랙레코드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PEF의 밸류업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김 상무도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덕은인터라인정유와 클린코리아는 폐윤활유를 정제, 판매하는 업체다. 클린코리아는 덕은인터라인정유 경영권을 사들인 후 볼트온 작업을 위해 인수한 기업이다. 밸류업 작업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양사는 역대 최고의 실적이 기대된다. SK엔무브와 ‘폐윤활유 재생·원료화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추가 외형성장 모델을 만들고 있다.

김 상무는 덕은인터라인정유·클린코리아 투자를 통해 바이아웃 투자에서도 만족할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업계 평가 : 뛰어난 투자 지능·성품 겸비한 인재

김 상무의 PE 주니어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쭉 지켜본 인물이 있다.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전필규 대표다. 성품과 투자 역량을 두루 갖춘 '천재형' 인재라는 게 전 대표의 평가다. 증권사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쌓았던 경험도 그가 어엿한 PE 투자자로 성장하는데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해석이다.

전 대표는 "김 상무는 뛰어난 두뇌 회전은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다"며 "여러 산업군에 속한 투자 건들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 분석해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업계 주니어들이 선망했던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애널리스트 자리를 뒤로 하고 LB PE에 합류해 묵묵히 궂은 일을 해냈다"며 "겸손함, 성실함, 열정,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PE 투자자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이제는 어엿한 핵심 심사역이 됐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LB PE 터줏대감'으로 하우스와 동반 성장

김 상무의 향후 커리어 목표는 LB PE에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다. 2호 블라인드펀드의 청산 수익률은 국내 수위권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LB PE는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하다. 중견 하우스 입지를 넘어 한 단계 스텝업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LB PE는 2호 펀드의 성공으로 섹터 선정 안목과 포트폴리오 운용 노하우를 보여줬다. 하우스에는 2호 펀드 핵심운용인력 대부분이 남아 있다.

김 상무는 이미 입증된 하우스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 프로세스를 세밀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추가적으로 향후 LB PE가 여러 바이아웃 성공사례를 쌓고, 외부 LP에게 인정받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김 상무가 짊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이다. 펀드 사이즈는 최대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 펀드들이 1000억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LB PE에는 큰 도전이다. 김 상무가 키맨으로서 역량을 십분 발휘해야 할 타이밍인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