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인사 코드]LX그룹, 내부육성 ‘재무 스페셜리스트’ 선호 뚜렷③핵심계열사 CFO 전원 LG그룹 출신…계열사 이동·새얼굴 찾기도 개시
이민호 기자공개 2023-02-08 07:33:06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7: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의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그룹 시절부터 20년 이상 재무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들이다. LG그룹의 ‘순혈’ 재무 스페셜리스트에 대한 선호 기조가 LX그룹에도 계승됐다.LX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처음으로 올해 계열사간 CFO 이동과 신임 CFO 발탁을 실시했다. CFO 내부선임 기조를 이어가려면 그룹 차원의 재무 전문가 육성 정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그룹 ‘CFO 순혈주의’, LX그룹 계승…체계적 양성 프로그램 구축
LX그룹이 2021년 5월 계열분리하기 이전 LG그룹은 역사적으로 재무 전문가를 자체 양성해 향후 CFO로도 선임하는 기조를 이어왔다. 입사 때부터 재무 관련 팀에 배치해 경험을 쌓도록 하고 경리담당(회계담당)이나 금융담당 임원을 맡긴 이후 각 계열사 CFO로 선임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내부인사 선호 현상에는 곳간지기라는 CFO의 업무 특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과거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재무 전문가 양성에 공을 들여왔다. LG그룹이 2002년 미국 보스턴대 경영대학원과 산학협동 제휴를 맺고 CFO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총 15개월의 ‘LG-보스턴 글로벌 CFO 양성과정’을 개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의 수혜를 본 일부 인물이 현재도 LG그룹과 LX그룹에 재직 중이다. LG그룹에서는 LG생활건강 CFO인 김홍기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LX그룹에서는 LX인터내셔널 CFO인 민병일 전무가 이 과정을 거쳤다.
CFO로 일단 선임되면 다양한 계열사로 이동하기도 한다. 차동석 사장은 서브원 CFO를 거쳐 LG화학 CFO에 선임됐고 김홍기 부사장은 LG생활건강 CFO 이전에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CFO를 역임했다. 박지환 전무는 지투알 CFO에 이어 LG CNS CFO로 이동했다.
외부 출신 인사의 CFO 발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배두용 LG전자 CFO(대표이사) 부사장은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해 국세청에 몸담았던 관료 출신이다. 2005년 LG전자에 입사해 세무통상담당 임원 등을 역임하다 2020년 CFO에 선임됐다. 하지만 CFO 선임 당시에도 LG전자 근속년수가 10년을 훌쩍 넘겨 순수한 외부채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LX그룹 CFO 첫 계열사간 이동…’새얼굴 찾기’도 개시
LG그룹의 내부인사 CFO 중용 기조는 LX그룹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LX홀딩스를 포함해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등 핵심 계열사의 CFO는 모두 LG그룹에 입사해 현재까지 몸담고 있는 인물들이다. LG그룹을 포함한 근속년수가 20년을 넘긴다. 출생년도는 1964년생(배수한 LX판토스 CFO 전무)부터 1973년생(최성관 LX홀딩스 CFO 상무)까지로 비교적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LX그룹은 올해 2021년 5월 계열분리에 따른 출범 이후 처음으로 CFO의 계열사간 이동을 단행했다. LX홀딩스 CFO였던 박장수 전무가 LX하우시스 CFO로 이동하면서 LX세미콘 CFO였던 최성관 상무가 빈자리를 채웠다. 민병일 LX인터내셔널 전무, 배수한 LX판토스 전무, 박종훈 LX MMA 상무는 LX그룹 계열분리 이전 각사 CFO에 선임돼 현재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LX그룹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CFO 새얼굴 찾기에 나선 해이기도 하다. 최성관 상무의 지주사 이동으로 LX세미콘 CFO가 비었고 그 자리에 김훈 상무를 발탁했다. ㈜LG 재경팀 부장을 거쳐 LX인터내셔널 인니경영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하던 인물로 LG그룹 산하에서는 CFO를 역임하지 않은 LX그룹의 내부승진 1호 CFO다. 다만 김훈 상무는 1969년생으로 박장수 전무(1971년생)나 최성관 상무 등 다른 계열사 CFO들에 비해 젊은 편은 아니다.
LX그룹이 핵심 계열사마다 CFO를 별도로 선임하는 기조를 취하고 있는데다 현재 1960년대생 CFO가 다수 분포하고 있는 만큼 향후 그룹 내부 재무 전문가는 더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조은형 LX인터내셔널 금융담당 상무 등 재무 스페셜리스트가 ‘LG그룹의 유산’으로 남아있지만 내부선임 기조를 이어가려면 육성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LX그룹은 CFO 양성에 특화된 해외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비사업가나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해외대학 MBA 과정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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