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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장 선거 김덕철·김임권·노동진 3파전 확정 김임권 후보 전국적 인지도 강점…김덕철·노동진 후보, 현 조합장 프리미엄

김형석 기자공개 2023-02-03 10:18:1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6대 수협중앙회장 후보자가 확정됐다. 후보자는 김덕철 통영수협조합장과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노동진 진해수협조합장이다. 전국적인 인지도에서는 김임권 전 회장이 앞서 있다. 하지만 92명(전국 조합장 91명, 현 중앙회장 1명)의 투표로 진행되는 선거의 특성상 예측이 불가하다.

수협 안팎에서는 3명의 후보자 모두 부산과 경남 출신 인물인 만큼, 조합 수가 두번째로 많은 호남 지역 조합장 포섭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김임권, 전국 인지도 강점…4년 공백 극복 필요

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자실에서 26대 중앙회장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김덕철 통영수협조합장과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노동진 진해수협조합장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3명의 후보자는 3일부터 투표 전날인 15일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왼쪽부터)김덕철 통영수협조합장, 김임권 전 수협중앙회장, 노동진 진해수협조합장.

3명의 후보자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인물은 김임권 전 회장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4대 중앙회장을 역임한 그는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국회 등에서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중앙회장 재임 시기 수협중앙회의 수익성 확대에 기여한 점도 그에게는 큰 장점이다. 2014년 1300억원에 불과하던 수협의 세전 이익(신용사업, 회원조합 이익 합계)은 2018년 48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1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 상환을 시작한 것도 그의 공로가 크다. 그는 수협의 신용사업을 분리해 수협은행을 설립했다. 이후 수협은행은 2017년 4월부터 수익(배당금)을 공적자금 상환으로 활용했다.

다만, 그는 상대적으로 현 조합장들과의 접점이 부족하다. 2019년 중앙회장 퇴임 후 4년간 중앙회 업무와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업종별 수협 조합장 출신인 점도 김 전 회장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협조합은 조합 형태에 따라 지구별 수협(70개), 업종별 수협(19개), 수산물가공수협(2개)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지구별 수협은 지역 어민들이 만든 조합으로 조합원이 많은 대신 상대적으로 조합원 수에 비해 규모는 작다. 업종별 수협과 수산물가공수협은 사업 형태에 특화된 조합이다. 대표적인 업종별 조합과 수산물가공조합은 김임권 전 회장이 조합장을 맡았던 대형선망수협과 통조림수협 등이 있다.

1990년대 중반 민선 중앙회장이 당선된 이후 한 분야 조합이 3번 연속 중앙회장에 당선된 적은 없다. 1995년과 2001년에는 각각 지구별 조합장 출신인 박종식·정상욱 회장이 당선됐다. 이후 수산물가공수협 출신인 차성홍 회장이, 2004년과 2007년에는 각각 지구별 조합장 출신인 박종식·이종구 회장이 선출됐다.

가장 최근 선출된 임준택 회장과 직전 김임권 회장은 업종별 수협인 대형선망수협에서 나왔다. 김 전 회장이 26대 회장에 당선되면 역대 처음으로 한 조합에서 3연속 회장을 배출할 수있지만, 지구별 조합장들의 반감도 클 수밖에 없다.

◇ 김덕철·노동진, 현직 조합장 프리미엄…지지 기반 중복은 단점

김 전 회장과 달리 김덕철·노동진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은 현직 조합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두 조합장 모두 2015년부터 현재까지 8년간 통영수협과 진해수협의 조합장을 지내고 있다. 두 후보는 중앙회 내에서도 비상임이사를 역임하며 이사회 멤버로도 활약했다.

통영수협과 진해수협은 지구별 수협 내에서도 중견급 이상 조합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통영수협의 조합원 수는 4764명으로 전국 수협조합 중 7번째로 크다. 진해조합은 조합원 수는 1448명으로 중견급이지만 총자산은 7005억원으로 상위 10위권이다.

특히 노동진 후보의 경우 수협 업무전산화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수협 노량진 복합개발사업 자문위원회 위원 등 중앙회 내 굵직한 업무 경험도 갖추고 있다.

다만 두 후보는 기반 지역이 겹친다. 두 후보 모두 경남 출신으로 활동한 지역도 겹친다. 이 때문에 노 후보는 후보 등록 전 김 후보와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수협 한 관계자는 "노동진 후보가 김임권 전 회장과 김덕철 후보와 달리 후보자 신청을 늦게 한 데에는 단일화 무산으로 막판까지 당선 가능성을 고민했기 때문으로 본다"며 "지지 지역이 겹치는 만큼, 호남 등 다른 지역 조합장의 표를 얻어내는 것이 노동진·김덕철 두 후보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호남 표심 향배 차기 회장 당락 변수

일각에서는 전국 조합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 조합장들의 표심이 차기 중앙회장 당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호남지역은 광주(1곳), 전북(4곳), 전남(18곳) 등 총 22개 조합이 있다. 이는 경남지역(부산·울산 포함 26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세 명의 후보자는 모두 경남 출신이다. 경남지역 표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호남지역 조합장들이 한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4년 전 25대 중앙회장 선거에서도 호남 표심이 당락을 갈랐다. 당시 1차 투표에서 임준택 현 회장이 받은 표는 36표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어 임추성 후보(경남 출신)와 김진태 후보(호남 출신)은 각각 32표, 24표였다.

이어 치러진 임준택 현 회장과 임추성 후보의 결선 투표에서는 임준택 회장이 과반인 54표를 얻어 37표에 그친 임추성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표 상당수가 임 회장을 지지한 셈이다.

수협 다른 관계자는 "단순하게 호남 지역 조합장들이 한 후보자를 지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세 명의 후보자가 모두 경남 출신인 만큼 지역 중심으로 표가 몰릴 수도 있다"며 "특히,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상할 경우 호남 조합장들의 표의 향방이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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