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엔터 지분투자]네이버와 손잡았던 SM, 카카오로 돌아선 이유협업 핵심 '브이라이브' 하이브에 넘겨, 케이팝 콘텐츠 원하는 카카오와 니즈 맞아
원충희 기자공개 2023-02-09 12:51:3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T 대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관심을 둔 곳이다. 엔터산업의 선구자로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아티스트 라인과 노하우 등은 수익성 좋은 콘텐츠 상품의 원천이자 두 회사가 모두 탐내는 지식재산(IP)이었다.네이버는 2020년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면서 먼저 손을 내밀었다. 네이버 브이(V)라이브의 멤버십 플랫폼인 '팬십' 강화 등을 위해서다. 그러나 네이버가 브이라이브를 하이브에 넘긴 후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아들였다. 비욘드 코리아를 내세운 카카오와 플랫폼 대기업이 필요했던 SM엔터테인먼트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
◇네이버와 먼저 손잡았던 SM엔터
네이버는 2020년 8월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브이라이브 멤버십 플랫폼 팬십 강화와 차세대 영상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계열사에 투자를 진행했다. 'SMEJ Plus'와 '미스틱스토리'에 투자하고 상호협력 하에 차세대 디지털 영상콘텐츠 제작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운영해오던 팬클럽 서비스를 네이버 브이라이브의 팬십으로 일원화하면서 글로벌 멤버십 플랫폼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당시 SM엔터테인먼트로선 온라인 콘서트나 팬미팅 서비스가 중요했다. IT 대기업인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는 그런 의미에서 적합한 플랫폼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세계 최초로 유료 온라인 콘서트인 '비욘드 라이브'를 브이라이브를 통해 선보였다. 온라인 콘서트에도 금액을 지불할 강력한 팬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던 중 네이버는 2021년 1월 브이라이브를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위버스 컴퍼니로 넘겼다. 하이브는 위버스를 통해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 10%가량 네이버에 내줬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위버스 지분은 44.6%로 올랐다. 사실상 6대 4 비중의 합작법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는 브이라이브의 기업가치에 SM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독점공급 계약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팬 플랫폼 자회사 '디어유'를 보유한 상황에서 경쟁사인 위버스를 키우는 모양이 됐다. 네이버와 하이브로선 위버스와 브이라이브 간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날 때까지 브이라이브에 콘텐츠를 공급할 SM엔터테인먼트가 경쟁사에 넘어가는 게 달가울 리 없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카카오와 CJ EMN에 이어 네이버가 뛰어들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의 또다른 키워드 '케이팝'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는 글로벌 케이팝(K-Pop) 시장을 노린 행보다. 카카오가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해외진출 모토 '비욘드 코리아'의 핵심은 콘텐츠 사업이다. 게임, 스토리(웹툰·웹소설), 영상(드라마·영화) 등에 이어 케이팝은 K-콘텐츠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엔터산업의 선구자격인 SM엔터테인먼트의 풍부한 아티스트 라인과 노하우 등은 눈독들일 만한 IP다. 카카오가 케이팝 콘텐츠에 관심을 두는 것은 글로벌 확장성과 수익성 때문이다. 팬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음반 판매량을 보면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NCT드림 등은 하이브 소속의 BTS 등에 버금가는 판매량을 구가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나 굿즈(MD) 등을 팔 수 있는 로열티 높은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들도 다량 보유 중이다. 카카오의 IT와 플랫폼 기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협력 요소들도 많다.
카카오가 콘텐츠를 해외진출의 중심에 세운 까닭은 플랫폼으로 글로벌 확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국내 성장기반은 57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하지만 이미 주요 플랫폼이 장악한 해외시장에서 카톡을 들고 진출하기가 수월치 않다. 무형의 콘텐츠로 나가는 것이 훨씬 유용한 방법이다.
카카오는 게임과 스토리 콘텐츠를 확보하고 영상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작가, 감독 등 크리에이터를 영입해 제작역량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SM엔테테인먼트의 케이팝 아티스트들과 계열사 키이스트 소속 배우들, 강호동·신동엽 등 SM C&C 소속 예능인들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주요 재목으로 활용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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