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일머니' 행선지]SM엔터, 중동에서 꽃 피울 'K-POP' 성공 노하우사우디 투자부와 MOU 체결, 향후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 '주목'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01 14:33:31
[편집자주]
'중동의 큰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국내 IT·게임·콘텐츠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PIF는 1971년 설립됐고 현재 6200억달러가 넘는 운용기금을 굴리고 있다. 석유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사우디 비전 2030' 아래 국내 IT·콘텐츠 고부가 가치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PIF가 주목한 산업과 기업의 면면과 미칠 영향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전 세계에 케이팝(K-pop) 열풍을 만들어낸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여년간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EXO, 레드벨벳, NCT 127, NCT DREAM, 에스파 등의 최정상 아이돌을 다수 배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혀왔다.SM엔터의 문화양성 시스템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비전2030'을 추진하면서 그의 노하우에 큰 관심을 가졌다. 올해 SM엔터는 사우디와 사업관련 업무협약(MOU) 등을 체결했고 함께 문화산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SM엔터의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이 중요하다.
◇SM엔터, 사우디팝 프로듀싱부터 메타버스·베뉴 설립까지 관여
지난 9월 SM엔터 성수 신사옥에는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바로 하이파 빈트 모하메드 알 사우드 사우디 공주(관광부 차관)와 사라 알 사우드 공주(사우디 관광부 정책 및 기획 담당 이사)였다. 이들의 방문은 사우디 관광부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이 총괄 프로듀서가 올 3월 사우디의 리야드를 직접 방문하면서 지속적으로 사업협력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사우디 투자부(MISA·Ministry of Investment Saudi Arabia)와 SM엔터가 맺은 현지시장 진출 및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3자 MOU도 체결했다. MOU에는 사우디 팝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하는 프로듀싱,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연중무휴 음악 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베뉴(venue·장소) 설립, 다양한 콘텐츠 제작, IP 활용한 상품 제작 및 판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올 들어 사우디 정부가 국내 IT 및 콘텐츠, 게임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SM엔터만큼 구체적으로 사업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곳은 많지 않다. 엔씨소프트나 넥슨의 경우 사업협력보다 지분 투자에 방점이 찍혀있고 카카오엔터에 대해서도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있다. 네이버 등은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우디가 SM엔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SM엔터는 30여년간 아티스트 프로듀싱 노하우를 쌓아왔고 문화산업의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SM엔터는 문화를 프로듀싱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기술로 정의, CT(Culture Technology)로 부르고 있다. SM엔터의 CT를 통해 향후 문화가 끊임없이 창조되는 미래의 도시를 만드는 것까지 구상하고 있다.
SM엔터와 사우디가 맺은 MOU는 MISA의 적극적인 지원에 따라 사업협력의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현지에 프로듀싱 노하우를 이식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시간이 걸리는만큼 공연 개최 등이 현실적으로 먼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9월 사우디와 SM엔터의 콘서트 브랜드인 'SM타운 라이브' 개최에 대해 논의를 했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 국내·일본 시장 의존도 낮춰야
SM엔터가 사우디 MOU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일까. SM엔터는 여타 엔터사에 비해 중동지역을 먼저 선점할 수 있다. SM엔터는 30여년간 아이돌 프로듀싱 노하우를 축적해 왔고 아티스트 지식재산(IP)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방탄소년단(BTS)를 키워낸 하이브에 비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동시장을 통해 규모를 키울 수 있다.
그간 SM엔터 아티스트들이 일본 내 인기가 컸던 만큼 국내 다음으로 일본 매출 규모가 컸다. 하지만 일본 내 매출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2018년 1669억원이었던 일본 매출(연결 기준)은 2019년 1396억원, 2020년 913억원, 2021년 755억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비중도 27.3%에서 10.8%까지 낮아졌다.
기타 국외매출은 2019년 748억원에서 2021년 1044억원까지 늘었다. 매출 비중은 12.2%에서 14.9%까지 높아졌다. 다만 SM엔터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인기에 비해 국내 매출 비중이 높다. 국내 매출은 2018년 3705억원에서 2021년 5216억원으로 성장했다. 비중 역시 60.5%에서 74.4%로 높아졌다. 올 3분기 누적 매출도 4501억원으로 76%의 비중을 차지했다.
결국 사우디를 필두로 중동지역에서의 사업협력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 경우 국내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줄어드는 일본지역에서의 매출 등을 상쇄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문제는 시기다. 올 들어 쏟아지는 사우디 관련 MOU를 통한 사업협력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따라 SM엔터의 해외사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이오닉 9,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정의선 회장, 아이오닉 9에 고객 중심 철학 담아라 주문"
- 케어젠, 인도 CDMO사 공급 계약…글로벌 공략 속도
- [한미 오너가 분쟁]침묵 깬 임종윤, 모녀 겨냥한 '5대 개혁안' 제시
- 알바트로스인베, BVMT에 모태 창업초기펀드 첫 투자
- [VC 투자기업]키토크AI, 시리즈C 브릿지 돌입…내년 기평 도전
- '루키' 린벤처스 첫 블라인드펀드, 마수걸이 투자처는
- [VC 경영분석]스톤브릿지벤처, 3분기 누적 1500억 실탄 쐈다
- 성장금융 방산혁신펀드, 대중소 하우스 ‘격돌’
- [VC 투자기업], 지난해 영업익 전액 직원 '인센' 쐈다
- [아이지넷, Road to IPO]'GA? 플랫폼?' 정체성 혼란 우려…극복 전략은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10조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 과거와 다른 점은
- [이슈 & 보드]삼성전자 자기주식 매입, 허은녕 사외이사만 기권
- [이슈 & 보드]'시총 20조 목전' 메리츠금융, 돋보인 밸류업 결단
- [그룹 & 보드]정교선의 현대홈쇼핑, 밸류업 빠진 이유 '정체된 성장'
- [그룹 & 보드]'닮은꼴' 현대백화점그룹, 핵심지표 일제 상향 기대
- [그룹 & 보드]현대지에프 장호진 대표, 오너 일가 최측근
- [그룹 & 보드]지주사 전환 1년 현대백그룹, '밸류업' 원동력은
- [2024 이사회 평가]몸집 키우는 솔루스첨단소재, 이사회 점수는 '50점'
- [Board change]상장 닻 올린 롯데글로벌로지스, 이사회는 '완성형'
- [thebell interview]"커지는 이사회 역할, 사외이사 보상 현실화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