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장녀, 한국맥도날드 인수로 'F&B 승계' 발판 만드나 김은자 씨, 유관 동원와인플러스 소유…사업 연계 전략 방향 '주목'
김지효 기자공개 2023-02-09 08:24:27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1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는 배경을 두고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슬하 2세들의 승계 플랜이 거론되면서 장녀 김은자 씨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동원그룹은 일찌감치 김 회장의 두 아들을 주축으로 한 승계구도를 만들었다. 반면 두 딸에게는 별다른 사업을 물려주지 않았고 딸들도 경영에 적극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김은자 씨에게 동원와인플러스 맡긴 것을 시작으로 이번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통해 식음료(F&B)사업을 키워 관련 사업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은 향후 기업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일이 험하고 사업 허들이 높은 해운·물류업 대신 서비스 산업에 속해 접근이 쉬운 유통·식음료사업을 키워 딸에게 맡기려는 포석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지만 딸들에게는 이렇다 할 사업을 맡기지 않았다. 김 회장은 2004년 계열 분리를 통해 금융은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게, 비금융사업은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맡겼지만 장녀인 김은자씨와 차녀인 김은지씨는 동원그룹 승계에서 별다른 역할을 맡지 못했다.
두 딸 가운데 김은자 씨는 동원그룹 내부에서 임원으로 간혹 이름을 올렸다. 김 씨는 동원그룹 지주사로 최근 동원산업과 합병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CMS추진실장 상무로 2020년 3분기까지 4년6개월동안 재직했다. 상무에 오르기 전에는 동원홈푸드 외식사업담당임원을 지냈다.
김 씨가 개인 경영 보폭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그는 2020년 11월 동원홈푸드 자회사인 동원와인플러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동원육영재단 이사에도 2020년 9월부터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김 회장 슬하 4남매 가운데 동원육영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사람은 김 씨가 유일하다. 동원육영재단은 현재 김재철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 지주사로 재탄생한 동원산업의 지분 3.15%를 들고 있는 3대 주주다.
김씨가 지분을 사들인 이후 동원와인플러스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김씨가 지분을 사들이기 전인 2019년 동원와인플러스 매출은 130억원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2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동원와인플러스가 성장하고 있지만 핵심사업을 물려받은 형제들과 비교해 규모가 턱없이 작다. 와인산업이 성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업 규모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해 F&B사업을 떼어내 김씨에게 맡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번 딜을 주도하고 있는 동원그룹 계열사는 동원홈푸드다. 동원F&B의 자회사로 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의 손자회사다. 동원홈푸드는 B2B 대상 소스사업, 식자재 유통, 축산 도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관련 물류망도 전국에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샌드프레스 스페셜티, 이탈리안 가정식 포르투7 등 외식브랜도 사업도 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원양어업 전문기업인 동원산업을 모태로 한다. 계열사로 물류 항만 담당 '동원로엑스', 식품·육류가공 전문 '동원F&B', 건설·생활서비스사업 전문 '동원건설산업' 등이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맥도날드 인수 추진은 동원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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