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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케이카, 인수후보 누가 오르내리나 현대차, 롯데렌탈 외에도 금융권, 외국계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태핑 가능성

조은아 기자공개 2023-02-13 07:19:1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고차 업계 1위 케이카가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아직까지 시장에서 구체적 인수후보는 거론되지 않고 있지만 완성차, 렌터카, 금융권 등 중고차와 직간접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들이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수후보는 현대차다. 현대차는 예전부터 꾸준히 케이카 인수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데다 인증 중고차시장 진출도 공식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자력으로도 충분히 시장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지만 케이카를 인수하면 단번에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고차시장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신차 수준의 중고차를 판매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구입 후 5년·주행거리 10만㎞ 이내 자사 차량에 대한 정밀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과한 차량만 선별해 인증 중고차로 팔기로 했다. 현대차는 당초 올해 상반기 사업을 본격화하려 했으나 하반기로 잠정 연기해둔 상태다.

케이카를 인수하면 전국 47개 오프라인 지점을 서비스를 위한 물류 기지로 삼을 수 있다. 케이카는 23년 업력을 쌓은 국내 1위 사업자로서 인프라는 물론 사업에 특화된 인력 역시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국내 자동차업계를 꽉 잡고 있는 만큼 중고차시장에 뛰어든 뒤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케이카를 인수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 등을 줄일 수 있고 사업 확장에 필요한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케이카의 전체 임직원은 1200명 수준에 이르는데 이들 상당수가 정규직인 만큼 케이카를 운영하는 데 따른 부담이 작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롯데렌탈 등 대기업이 가장 먼저 인수후보로 오르내리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로 거론되는 곳은 SK렌터카나 롯데렌탈 등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이다. 중고차 사업과 렌터카 사업을 함께 하면 사업적 시너지가 클 수밖에 없다. 회사가 장단기 렌터카로 활용하던 차량을 상품화 과정을 거쳐 소매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렌터카들은 통상 차령 3~5년차 정도에 중고차로 매각되는데 렌터카 회사들이 직접 자신들이 사용하던 중고차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 롯데렌탈은 해마다 5만~6만의 차를 자사 자동차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에 넘겨왔는데 앞으로는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일부 금융권도 인수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금융권에 KB캐피탈이라는 성공 사례가 있다. KB캐피탈의 'KB차차차'는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고차 플랫폼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235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고 월간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9월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실적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KB차차차를 옆에서 지켜본 다른 금융회사들 역시 자사의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거나 혹은 새롭게 진출하기 위해 다른 중고차 비즈니스를 태핑했지만 아직 성공을 거둔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금산분리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인터넷은행에서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상장해 자금력을 갖춘 데다 신사업으로 활력을 찾아야 하는 카카오뱅크 등이 거명되고 있다.

일각에서 쿠팡의 인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쿠팡은 2020년 9월 '쿠릉'이라는 상표권을 등록한 바 있다. 당시 중고차감정업, 중고차 평가 관련 정보제공업, 자동차감정·금융업 등을 주요 내용으로 기재하면서 중고차시장 진출설이 처음 불거졌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취급액이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되는데 케이카를 인수해 중고차를 거래하면 단번에 취급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밖에 외국계 기업이 두드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국내 중고차 거래 알선 플랫폼 '엔카닷컴'의 경우 호주 카세일즈라는 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카세일즈 투자 이후부터 엔카닷컴 실적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카는 지난해 매출 2조1773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6% 감소했다. 국내 경기 위축에도 중고차 판매량이 늘며 매출이 확대됐으나 고물가, 고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중고차 시세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중고차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분위기인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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