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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CEO 인사 코드]SK E&S 밑바탕 그린 유정준...10년 미래 준비하는 추형욱④CEO 재직 10년 체질개선…추형욱 체제로 수소 신사업 청사진

김동현 기자공개 2023-02-13 07:30:05

[편집자주]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선경직물'이라는 상호로 설립된 SK는 소재, 정유, 통신 등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CEO 인사코드를 들여다보면 그 성장 배경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해 성장한 CEO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더벨이 SK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그린·디지털·첨단소재·바이오를 중심으로 CEO 인사코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E&S가 2년 만에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13년부터 10년 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한 유정준 부회장이 SK그룹의 미주 사업 확대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SK㈜로 소속을 옮기며 추형욱 사장이 홀로 SK E&S를 이끌게 됐다.

유 부회장은 SK E&S를 이끌며 재무구조 개선, 해외 사업 확대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바통을 이어받은 추 사장은 앞으로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 회사의 신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합작법인 SK엔론, SK몫 등기임원엔 유정준 상무

SK E&S의 전신은 SK㈜와 미국 천연가스 기업 엔론의 합작사인 SK엔론이다. 1999년 SK와 엔론이 50대 50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도시가스판매회사가 시초로, 기존의 지역 도시가스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양사가 똑같은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만큼 임원진 역시 동수로 구성됐다. 당시 SK엔론의 등록법인 신청서를 보면 상근·비상근 임원진은 총 8명으로 공동 대표이사를 포함해 SK㈜와 엔론이 각 4명씩의 임원을 SK엔론에 배치했다.

SK 몫의 등기임원(비상근) 중 한명에 포함된 인물이 당시 유정준 SK㈜ 상무였다. 1998년 LG건설에서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유 상무는 SK 종합기획실장을 지내고 있었다. 2000년 SK 경영지원부문장을 달고 2002년 전무로 승진할 때도 유 부회장은 SK엔론의 등기임원직을 유지했다.


2000년 초반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 당시 경영 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와중에도 해외 합작사와의 주요 임원으로 자리를 지키며 가교 역할을 했다. 유 부회장이 SK엔론 등기임원직에서 내려온 시점은 엔론이 분식회계 사건에 휘말리며 국내 지분을 정리한 직후인 2005년 10월이다. 경영권 방어, 엔론사의 지분 정리 등 굵직한 이슈를 마무리하고 유 부회장은 중국, 싱가포르 등 SK그룹의 해외 사업을 지휘하는 자리로 옮겼다.

유 부회장이 SK E&S로 돌아온 것은 이로부터 8년 뒤인 2013년이다.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 SK그룹 G&G 추진단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10년 동안 SK E&S를 이끌었다.

◇SK E&S 체질개선 집중…미국 손자회사 대표는 유지

유정준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SK E&S도 변화를 겪었다. 2005년 국내에만 11개 자회사를 두던 SK E&S는 2013년 말 기준 국내 12개, 해외 6개 등 총 18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전력, 도시가스, 집단에너지 등 영위하는 사업구조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당시 주요 에너지 가격의 기준이 되는 유가의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이 심해지며 SK E&S의 수익성도 점차 하락했다. 2012년 7600억원 수준이던 SK E&S의 영업이익은 그다음해에 530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2016년까지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유 부회장은 평택에너지서비스,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 등 사업장을 매각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확보한 자금은 LNG 밸류체인 구축과 친환경에너지 사업 전환에 투입되며 현재 SK E&S의 신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보령 LNG터미널 구축(2017년), LNG수송선 확보(2019년) 등이 진행됐고 재생에너지·에너지솔루션 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유 부회장은 현재 SK그룹의 미주 대외협력총괄을 맡고 있다. 소속은 옮겼지만 SK E&S의 미국 에너지솔루션 손자회사 패스키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면서 현지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추형욱 체제 아래로 모여든 수소사업추진단 출신

추형욱(사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SK E&S는 유 부회장 중심으로 진행되던 LNG 밸류체인 사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수소 신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SK㈜ 수소사업추진단장을 겸임하고 있는 추 사장 곁에는 수소사업추진단 출신들도 합류했다.

추 사장은 SK㈜ 투자1센터장 시절이던 2020년 기타비상무이사로 SK E&S에 첫발을 디뎠다. 2021년 CEO로 선임되며 유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루다가 올해부터는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추 사장은 2006년 SK E&S의 가스앤파워(Gas & Power) 사업전략 담당으로 경력 입사한 후 2010년 SK㈜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LNG 사업 구상을 기획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도 생소한 신사업을 새로 꾸려가는 과정에서 주축이 돼 SK E&S에 신규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2017년 말 신임 임원을 달았던 추 사장이 불과 3년 만에 한 회사의 CEO로 성장한 데는 이러한 신사업 추진 능력이 바탕이 됐던 셈이다.

SK E&S로 돌아온 추 사장의 핵심 역할은 수소사업을 안착시키는 일이다. 현재 SK E&S는 2025년까지 수소 공급능력 28만톤을 확보해 1위 수소 사업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액화수소 플랜트 설비 투자를 통해 연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과거 수소사업 밑그림을 함께 그린 임원진들이 SK E&S로 합류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SK E&S의 수소사업부문장은 추 사장이 겸임하고 있었다.

수소부문 아래에는 수소글로벌·수소엔지니어링·수소사업개발 등의 그룹이 있는데 각 그룹장들이 추 사장이 SK㈜에서 겸임하고 있는 수소사업추진단 출신들이다. 이지영 수소글로벌그룹장, 하형은 수소엔지니어링그룹장 등이 대표적이다.

추 사장이 올해부터 회사의 단독대표가 되면서 겸임하던 SK E&S 수소부문장에도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권형균 부문장이 그 주인공으로, 그는 지난해까지 SK㈜ 그린투자센터 임원, SK㈜ 수소사업추진단 임원, SK E&S 수소사업개발그룹장 등 3개 타이틀을 겸하고 있었다.

SK E&S가 단독대표 체제로 새출발하며 추 사장이 수소뿐 아니라 LNG·도시가스·에너지솔루션 등 사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 만큼 추 사장의 짐을 덜어줄 인물로 권 부문장을 낙점한 것이다. 권 부문장은 올해부터 아예 SK E&S로 소속을 옮겼다.

추 사장을 포함한 수소부문의 주요 임원들이 1970년대생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1974년생인 추 사장을 비롯해 권형균 부문장(1977년생), 하형은 그룹장(1970년생), 이지영 그룹장(1975년생), 류해권 수소글로벌그룹 담당(1970년생) 등 수소부문 핵심 임원들이 1970년대생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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