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군살 뺀 다믈멀티미디어, 새 주인 맞을 채비 마쳤다③성장성 정체 속 변화 목전, 부채비율 0.69%·현금성 자산 500억대…고스트테크 출자 예고
신상윤 기자공개 2023-02-14 08:28:2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팹리스 전문기업 다믈멀티미디어는 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Ghost Robotics Technology, 이하 고스트테크)'가 경영권 인수에 나서면서 변화를 목전에 뒀다. 수차례 손바뀜 속 성장성은 정체됐지만 최근 몇년 간 군살을 빼며 낮은 부채비율 등 양호한 재무건전성으로 새 주인을 맞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단 평가도 나온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다믈멀티미디어는 최대주주 변경을 예고했다. 기존 최대주주 베노홀딩스 외 1인은 경영권을 포함한 주식 300만주를 '고스트테크'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거래금액은 1만원, 총 300억원이다. 내달 22일 잔금을 치르면 이틀 뒤(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2021년 10월 베노홀딩스가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을 때 구주 취득 가격은 주당 8900원이다. 결과적으로 1년 5개월 만에 베노홀딩스는 엑시트를 하는 셈이다. 이번 경영권 양수도 계약 전 다믈멀티미디어 주가가 6000원대를 밑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원금 이상을 회수하며 엑시트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8년 12월 설립된 다믈멀티미디어는 멀티미디어 반도체의 제조 및 판매 등을 영위한다. 2007년 10월에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자본시장에도 이름을 알렸다. 팹리스 전문기업으로 음원 및 영상 멀티미디어 분야 SoC(System On a Chip) 기술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성장성 한계에 직면하면서 2012년 매출액 284억원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년에는 매출액 183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까지 적자 전환했다.
이듬해 창업주가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손바뀜으로 지배구조가 바뀌었지만 둔화된 성장성 회복에는 한계가 있었다. 2019년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지만 최근 몇년 간 매출액이 100억원대 초반에 머물면서 보합 상태를 이어왔다.
2021년 10월 베노홀딩스가 지배력을 확보한 색다른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1년 5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은 배경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그해 다믈멀티미디어는 유상증자(120억원), 2회차(200억원) 및 3회차(50억원) CB 등으로 370억원이 유입됐으나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을 찾진 못했다.
다만 이 기간 재무건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0.69%에 그친다. 현금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도 재무제표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 264억원 △장·단기 금융상품 96억원 △지분 상품 131억원 등 500억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부채는 2021년 발행한 2회차, 3회차 CB가 있다. 2회차 CB 잔액은 137억원, 3회차 CB는 50억원이다. 이 중 지난해 12월 2회차 CB 10억원과 3회차 CB 50억원을 취득해 보유 중이다. 이달 말 재매각을 앞두고 있다.
2회차 CB 전환가액은 3593원, 3회차 CB 전환가액은 3749원이다. 최근 주가가 1만원대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가 상환보다 장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CB 투자자의 보통주 전환은 현금 유출이 아닌 자본 증식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믈멀티미디어 새 주인 고스트테크도 추가 자금 유입을 예고했다. 다음달 27일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4월에는 4회차 CB에 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1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다믈멀티미디어 곳간에 쌓이는 것이다. 고스트테크는 이 자금을 활용해 로봇 등 신규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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