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랩스 400억 미수채권의 역습, 투자사 '발등에 불' 자금난 원인 '유통사업', 시리즈C 참여 주주 '고심'
김경태 기자공개 2023-02-16 08:06:34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콘 등극을 목전에 뒀던 그린랩스(Greenlabs)가 흔들리고 있다. 급성장을 구가하는 듯했지만 갑작스럽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린랩스가 급격히 어려워진 배경으로는 수백억원 규모의 미수 채권이 지목된다.그린랩스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투자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특히 기업가치(EV·Enterprise Value) 8000억원으로 시리즈C 라운드에 들어간 투자사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린랩스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결정적인 원인은 미수채권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수채권은 400억원대다. 그린랩스의 2021년 매출(967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린랩스는 농민과 농산물을 납품받는 업체의 중간에 들어가는 구조로 유통사업을 전개했다. 주로 농민에게 농산물을 구입한 뒤 업체에 넘기는 방식이다. 그린랩스는 농민과 업체에 대금 지급을 일찍 해주고, 수령에 관해서는 늦게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작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수채권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내부 자금 미스매칭이 발생했다. 그린랩스는 올 상반기 내에 미수채권의 일부를 회수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지만 거래 상대방이 농민이거나 중소업체인 경우 돌려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그린랩스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초기 창업자인 안동현 대표와 최성우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신상훈 대표가 단독 대표를 맡기로 했다. 아울러 임직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대상이 전체 임직원의 약 9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린랩스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적지 않은 수준에서 이뤄지지만 90%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린랩스가 어려워지면서 투자사들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내외의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그린랩스의 주주들이다.
벤처캐피탈(VC)로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 화이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는 미국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계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있다. SI 투자자로는 디에스(DS)네트웍스, SK스퀘어 등이 있다.
그린랩스는 기존 주주사 등과 협의해 투자유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자회사 그린랩스파이낸셜의 투자유치도 지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신규 자금투입이 이뤄지는 경우 EV가 어떤 식으로 선정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린랩스는 시리즈B에서 5000억원 수준의 EV를 인정받았다. 시리즈C에서는 8000억원 수준으로 급격히 커졌다. 시리즈C 투자사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SK스퀘어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추가 투자유치가 성사되는데 시리즈C 투자사들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최악의 경우 더 낮은 EV를 감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즈C 투자사 관계자는 "그린랩스에 관해 아직은 결정된게 없으며 여러가지로 방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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