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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비교 모니터]'투자가 본업' SK㈜ 주가, 순수 지주사와 다르게 움직일까①그룹 이슈에 가장 예민, 배당정책 손질해 직접환원 ↑

김위수 기자공개 2023-02-20 07:34:40

[편집자주]

소액주주가 증가하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을 확대하기도 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하기도 한다. 주주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책보다는 성장성을 통한 주가상승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곳도 있다. 어떤 기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더벨이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주환원 현황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6: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 그룹 지주사들의 투자형 지주사로의 전환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트렌드다.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고 나아가 '만년 저평가'에 갇힌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순수 지주사는 배당금·임대료·브랜드 수수료 외에 별다른 수익이 없다. 부가적인 이윤을 낼 수도 있을 뿐 아니라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투자활동은 지주사가 향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SK㈜가 2017년 처음으로 투자형 지주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GS, 포스코홀딩스, HD현대 등 지주사들도 투자형 지주사로의 '변신'에 나서기 시작했다. 투자형 지주사로의 전환이 기업가치 상향으로 이어졌을까. 또 이런 전환이 주주들의 이익으로 돌아 수 있을까. 대표적인 투자형 지주사 SK㈜의 지난해 주주환원 현황을 순수 지주사 ㈜LG와 비교해 살펴봤다.

◇SK㈜ 기업가치, 투자활동보다 그룹 이슈에 '출렁'

SK㈜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4조5496억원, 영업이익 8조750억원을 거뒀다. 직전해인 2021년에 비해 매출은 38.4%, 66.2% 늘었다. 자회사를 통해 전개하는 정유업에서의 사업 호조가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되며 실적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굵직한 투자활동으로 투자형 지주사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생산기업(CDMO) CBM에 4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4월에는 국내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에 12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테라파워, 아톰파워와 같은 유망 에너지 기업 투자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SK㈜가 지난해 투자에 쏟은 금액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도 올랐고 유망한 기업에 대거 투자를 했지만 주가는 하락 추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연초 주당 25만5000원으로 마감했던 SK㈜의 주가는 연말 18만9000원으로 25.9%나 하락했다.

복합적인 요인이 주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그룹의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의 실적부진,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도입에 따른 SK E&S 수익성 악화 우려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SK온의 배터리 사업을 둘러싼 자금조달 이슈 등도 투자심리 위축으로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를 놓고 살펴보면 SK㈜의 투자활동이 그룹사의 각종 이슈를 뚫고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지는 못한 모양새였다. 이런 경향은 순수 지주사인 ㈜LG와 큰 차이가 없었다. ㈜LG의 경우 지난해 주식시장의 침체 속에서 전장 및 배터리 중심의 그룹 성장전략이 주가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대비 연말 ㈜LG의 주가 하락폭은 3.6%에 그쳤다.

◇배당금 더 많이 주는 곳은 어디?

양사는 모두 지난해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양한 정책 중 투자자들이 느끼는 가장 직접적인 환원정책은 배당이다. SK㈜와 ㈜LG는 배당정책을 손보며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나섰다.

SK㈜의 경우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배당정책을 명확히 했다. ㈜LG는 기존 '배당 수익을 한도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이상을 환원'하겠다는 기존 정책에서 '배당 수익을 한도로'라는 문구를 없앴다.

배당정책만 따지면 SK㈜보다 ㈜LG의 정책이 더 투자자들에게 전향적이다. SK㈜의 배당수익은 별도 당기순이익보다 낮은 경향을 보인다. 즉 SK㈜는 별도 당기순이익보다 적은 배당수익의 30%를 배당에 쓰는 셈이다. 반면 ㈜LG는 일회성 비경상 이익을 제외한 별도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한다. ㈜LG의 정책이 배당 기준 및 수치 모두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책정한 배당금을 살펴보면, 절대적인 금액으로는 SK㈜가 지급한 주당 배당금이 ㈜LG보다 많기는 했다. SK㈜는 지난해 보통주 기준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 3500원의 기말배당을 더해 총 5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LG가 책정한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3000원이다.

다만 실질적인 수익률로 따지면 ㈜LG가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 배당금의 시가배당률은 3.7%로 집계됐다. SK㈜의 경우 2.5%로 계산됐다. SK㈜보다 ㈜LG 주주들이 배당으로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배당에 투입한 총 금액도 ㈜LG가 더 컸다. 지난해 ㈜LG가 배정한 배당금 총액은 4745억원으로 나타났고, SK㈜는 2800억원을 지난해 실적에 따른 배당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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