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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SK텔레콤, 엇갈린 타이밍...잡지 못한 금리연타석 대규모 발행, 경기 불안 속 '회사채 시장' 활로

박규석 기자공개 2023-02-27 1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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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급격하게 얼어붙었던 국내 자금시장의 분위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국내외 경기 흐름과 맞물려 우량채를 보유한 기업들의 대규모 발행에 성공하며 시장 분위기를 주도 중이다. 특히 신용등급 AAA 회사채를 가진 SK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안정감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이 받은 금리가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위축된 시장에 활로를 여는 동시에 대규모 조달에도 성공했지만 회사채 발행 시기를 잘 조율했을 경우 현재보다 나은 조건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채 투심 자극, 연타석 흥행 성공

지난해 말 SK텔레콤은 국내 마지막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9350억원의 대규모 주문을 이끌어냈다. 당시 SK텔레콤은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10년물을 트랜치에 포함시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2년 하반기에 금융지주와 보험사를 제외하고 10년 이상 장기물을 수요예측 매물로 내놓은 발행사는 SK텔레콤이 처음이었다.

수요예측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흥행으로 이어졌다. 84회차 회사채에 1조935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특히 10년물은 8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만기별로는 2년물과 3년물에 5250억원과 3년물 8250억원, 5년물 4300억원, 10년물 1550억원이다.

이처럼 SK텔레콤이 10년물 카드를 꺼내고도 흥행에 성공하자 업계에서는 회사채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세를 관측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신규 회사채 발행에 활기를 넣어 투자자의 유동성을 개선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더라도 공급 우위의 시장을 형성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 이후 약 2개월 만인 2023년 2월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다. 85회차 회사채로 모집액 2000억원을 각각 3년물과 5년물로 1000억원으로 나눠서 뛰어들었다. 가산금리 밴드는 3·5년물 모두 개별 민평의 '-30~+30bp'를 제시했다.

결과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성공적이었다. 모집액의 10배가 넘는 2조355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SK텔레콤이 국내 공모채 시장을 찾은 2012년 8월 이후 단일회차 수요예측에서 2조원이 넘는 주문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제적 조치 불구 아쉬움 남긴 이율

SK텔레콤이 두 차례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의 경우 아쉬운 부분도 있다는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와 올해 불과 2개월 정도의 차이지만 금리에서는 크게 상반된 모습을 보여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발행한 3년물(1100억원)의 경우 확정금리는 4.734%다. 반면 최근에 발행한 3년물(1100억원)은 3.646%로 약 1%포인트 차이가 있다.

물론 채권 발행 당시의 국내 경기와 국고채 금리, 투자심리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더불어 앞날을 예측해야 하는 만큼 발행 시기를 정하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 지난해 말의 경우 지속적인 금리 상승과 미국의 경기 불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여파 등으로 회사채 시장은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전망도 경기 개선보다는 침체에 가까웠던 만큼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선제적인 자금 확보를 중요하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AAA급 초우량 회사채를 앞세워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던 셈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이 AAA 신용등급을 조금 더 활용했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2021년 3분기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9.3% 수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CP 등을 활용하며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지속적인 자금 경색에 대비하기 위해 10년물까지 포함시킨 만큼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 역시 크다는 평가다. 향후 상황에 따라 만기 이전에 현금 상환도 고려할 수 있지만 당분간은 높은 금리와 마주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일으킨 훈풍은 연초까지 회사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에 예정된 기업의 차환 수요와 연초 효과 등이 겹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발행된 전체 공모채 규모는 13조8000억원이다. 2022년 2월에 기록한 8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62% 늘어난 금액이다. AA급 이상 회사채 수요는 더욱 공고해진 가운데 발행금 대비 입찰금 비율은 7.5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KT(AAA)를 비롯해 포스코(AA+)와 LG화학(AA+) 등 신용등급 AA급 이상 우량 기업 회사채에 수조 원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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