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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IPO 회계 점검]무신사, 연결실적 발목 '리셀 사업' 4조 몸값 '방향타''솔드아웃' 적자, 영업이익 '별도기준'이 '연결기준'보다 115억↑…수수료 높이기 '글쎄'

남준우 기자공개 2023-02-28 13:14:13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장외에서 무신사(MUSINSA)의 몸값은 약 4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재무제표상 나타나는 실적을 보면 과대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익 성장세가 다소 정체이기 때문이다. 리셀 거래 플랫폼 서비스인 '솔드아웃(Sold Out)'이 원인이다.

솔드아웃의 적자가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끌어내리고 있는 상태다. 현 상황에서 약 4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려면 100배에 육박하는 멀티플을 투자자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아직 국내 시장 장악도 갈길이 먼 만큼 흑자전환에 필수인 '수수료 인상'은 먼 이야기다.

◇솔드아웃, 경쟁기업 크림보다 MAU 약 4배 낮아
출처 : 무신사 감사보고서 종합
무신사는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결기준으로 2018년 1072억원이었던 매출은 2019년 2197억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이후 2020년 3319억원, 2021년 4467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평균 약 40%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영업이익 성장세는 다소 정체된 분위기다. 연결기준으로 2019년에는 전년 대비 92.5% 증가한 49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에는 455억원, 2021년에는 541억원으로 이전의 성장률에 미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오히려 높다. 2021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656억원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보다 115억원 높다. 종속 기업 중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의 적자가 원인이다. 2021년에 1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2020년 7월 런칭한 리셀 플랫폼이다. 한정판 제품의 중고가가 정가보다 비싸지는 현상을 이용하는 거래를 중개한다. 2021년 5월 에스엘디티로 분사한 이후 약 500억원을 투자받으며 성장해왔다.

솔드아웃 플랫폼의 트래픽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솔드아웃의 2022년 2분기 거래액은 전분기 대비 552% 증가했다. 업계 선두주자인 네이버의 손자회사 '크림(Kream)'보다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약 4배 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무신사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
◇'롤모델' 스탁엑스, '8~10% 수수료'로 흑자전환 성공

업계에서는 솔드아웃의 적자 탈출이 향후 무신사 몸값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신사는 2021년 3월 세콰이어 캐피털,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 1300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서 약 2조5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FI 지분이 있는 만큼 IPO나 M&A 등을 통한 엑시트는 필수다. 통상적인 FI 엑시트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최소 4조원 내외의 몸값을 인정받아야 하는 이유다. 최근과 같은 영업이익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100배에 육박하는 PER(주가수익비율)이 필요하다.

결국 여느 플랫폼 기업들처럼 수수료율을 두고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솔드아웃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해외 리셀 플랫폼은 4조원의 가치를 지닌 스탁엑스(StockX)다. 매도자에게만 판매수수료를 부과하여 2020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판매자 등급에 따라 8~10%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드아웃은 처음에는 여느 플랫폼 기업처럼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정책으로 트래픽을 늘기 시작했다. 무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1%를 부과하고 있다. 아직 선두주자인 크림을 따라가는 입장이라 당장 수수료율을 더 높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은 트래픽 활성화와 서비스 개선 등에 집중해야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빠른 배송 서비스로 트래픽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크림과 달리 솔드아웃은 다소 정체된 모습이다.

한 회계법인 업계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보면 연결기준 이익보다 별도기준 이익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솔드아웃에서 나는 손실이 그만큼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크림과의 경쟁에서 다소 뒤쳐진 상황인데 스탁엑스처럼 흑자전환이 가능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혁신의 숲
https://www.innoforest.co.kr/report/NS000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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